[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올해 마지막 위기관리대책회의가 28일 열렸다. 이날 회의는 지난 10월 유럽 재정위기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정부가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위기관리대책회의로 전환하고 11번째 회의였다.
현 정부 들어 위기관리대책회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2년 반 동안 매주 개최됐고, 지난해 12월 22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지막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천명했다. 하지만 10개월만에 다시 위기관리대책회의는 부활했다.
그만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고,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았던 한 해 였다. 이날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잇따른 대외악재에도 불구하고 국제신용평가사가 다른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상향조정하거나 현행대로 유지했다"며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예전보다 탄탄해졌음을 확인해준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정부가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외부 위기요인들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 온 점은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살펴보면 쉽사리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박 장관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물가, 전월세 문제 등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지적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우리 경제는 물가 급등과 갈수록 쌓이고 있는 가계 부채, '부자감세'로 취약해진 재정상태 등 내부 위기요인은 더욱 커지고만 있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4%오를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 3%보다 1%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이 소비자 물가지수 품목을 바꾸면서 상승률이 그나마 감소한 수준이니, 수치로서는 서민들의 물가체감을 대변하지는 못할 정도다. 물가는 내년에도 위기상태다.
급증한 가계부채도 문제다. 더구나 내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으로 금리인상을 통해 가계부채 억제책을 사용하기는 더욱 어렵다. 억제를 하자니 먹구름 가득한 경제에 내수침체까지 더해질 우려가 쌓이고, 그냥 두자니 가계부채는 우리경제의 뇌관으로 점점더 커지고만 있다. 정부와 통화당국이 말그대로 가계부채 딜레마 위기에 봉착해 있다.
재정 상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세웠지만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7%로 하향 조정하면서 당초 예상한 세수 달성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내년엔 총선과 대선 양대 선거까지 있어 복지수요 증가 등 재정 지출 요인은 커지고만 있다. 쓸 돈은 없는데 써야 할 곳만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마지막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천명할 때에도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 재정건전성 등의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다. 1년이 지나 똑같은 지적을 해야하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부 주장처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예전보다 탄탄해졌다면 이를 바탕으로 '내부 위기 요인'을 해결하겠다는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2012년 마지막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평가하는 자리에선 '내부위기 해결능력'을 인정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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