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통령의 물가관리책임실명제 발표 등 정부의 물가안정 압력으로 식품업계의 눈치보기가 심해지고 있다. 어느 한 기업이 과감히 나서 가격인상 도화선에 불을 붙여줬으면 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롯데칠성(005300)음료, 오비맥주, 풀무원 등 식품기업들은 원부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발표했다가 정부의 입김에 인상계획을 번복한 바 있다.
당시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업계는 일단 '큰 비는 피하자'는 생각으로 꼬리를 내렸지만 지난 2일 이 대통령이 신년 특별 국정연설을 통해 물가 안정을 올해 핵심 화두로 제시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특히 올해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대다수 후보들이 물가 인하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설탕, 옥수수, 밀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심한 원가압박이 예상된다. 식품업계는 특성상 원재료 비중이 40~60%에 달해 원부재료 가격인상에 상당히 민감하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신제품 개발, 설비 투자가 줄고 결국 품질저하로 이어져 국내 식품시장이 외국기업에 잠식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기업에 비해 정부의 영향을 덜 받는 외국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도 코카콜라와 네슬레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과 원가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누가 먼저 총대를 메고 가격인상을 할 수 있을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설 이후 가격 인상 계획을 갖고 있던 기업들도 뚜렷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