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대표(부사장)는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Bellagio) 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올 1분기 말이나 2분기엔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LCD 가격이 아직은 보합세이지만, 지난해 10월 계획을 세울 때보다 긍정적인 수요 변화가 있다"며 "현재 공장도 거의 풀가동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시설·장비 투자 2조원을 포함해 총 4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선 "내가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있는 한 증자는 없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한상범 부사장, 여상덕 모바일·OLED 사업본부장(부사장) 등과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 LCD 패널 가격의 반등 시점은 언제로 보는지.
▲ 아직까지는 보합세다. 언제 반등될지 확신할 순 없지만 지난해 10월 계획 세울 때와 비교하면 현 시점은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
정보기술(IT)이나 텔레비전(TV) 물량이 10월 예상 때보다 많이 늘었다. 공장도 거의 풀가동 중이다. 반등 시점은 1분기 말이나 2분기로 예상한다.
- White OLED(유기 발광다이오드)를 채택한 이유로 원가 경쟁력을 들었는데, 왜 삼성은 다른 방식을 택했을까?
▲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는 어디까지나 개별 기업의 선택에 달려있다. 과거 LG디스플레이도 15인치 OLED TV 양산할 때 삼성처럼 LTPS에 RGB(Red-Green-Blue) 방식을 적용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각 회사 전략에 대해 맞다, 틀리다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 WOLED 방식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 앞서 언급한 시황 개선 시점에 근거가 있는지.
▲ 철저히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게 패널 가격이라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긴 어렵지만 1분기 들어 TV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는 런던올림픽 등 호재로 TV 부문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패널 가격도 1분기 말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 확실히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없다.
CEO로서 생각하는 부분은 LG디스플레이가 원가경쟁력,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한다면 실적은 따라온다는 것이다. 실적에 급급하지는 않는다. OLED와 플라스틱 OLED 등 미래 사업 구상도 중요하다. 장기전이다.
- TV 외에 태블릿과 울트라북용 제품들도 전시돼 있었다. 앞으로 태블릿과 노트북 시장은 어떤 전략으로 이끌어 갈 것이며 주요 고객사는 누구인가.
▲ 울트라북은 현재 수요가 강하다. 태블릿 시장도 지난해 2700만대 규모에서 올해 45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자사 IPS(In-Plane Switching) 기술이 태블릿 시장에선 독보적이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흔히들 우려하는게 태블릿과 노트북이 서로의 시장을 잠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블릿은 노트북과 엄연히 다른 제품이고, 서로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 최근 중국 공장에서 파업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담합 관련 과징금 부가 이슈 등 복잡한 문제들이 많았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중국시장 전략을 알려달라.
▲ 해외공장 운영 문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파업 사태는 개인적으로 당황스러웠다. 현지 문화에 많이 접근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근로자들과 밸런스를 맞추는 방향을 검토해 보겠다.
담합 이슈에 대해선 현재 형·민사소송 등을 생각하고 있다. 충분한 해결책도 있고 필요하면 소송도 하겠다는 뜻이다. 또 필요하면 협의로 원만하게 해결할 의지도 있다.
- 중국 공장은 올해 착공하는 것인지. 그밖에 투자계획은?
▲ 시설투자 중 장비 들이는데 2조원대 초반 규모를 투자하고, 올해 전체 투자계획은 4조원 정도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특히 태블릿에 들어가는 터치 스크린이나 플라스틱 OLED 등 장비 구입에 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공장 착공 문제는 조만간 결정될 것.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략을 기존 LCD와 어떻게 접목해 중국에 투자할 것인지는 제로(0) 베이스에서 검토 중이다. 조만간 전략방향을 밝히겠다.
- OLED TV 가격이 기존 LCD TV 대비 매우 비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제품이 대중화되려면 어느 정도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보나?
▲ 궁극적으로 OLED TV 가격은 LCD TV와 비슷해야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시점이 언제쯤일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WOLED를 적용하는 등 원가 경쟁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초반 목표는 시장점유율(M/S) 1%대 진입이다. 오는 2015~2016년 기준으로 3%만 돼도 현재로선 매우 만족스런 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M/S가 20~30%는 돼야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
- OLED TV는 언제부터 양산할 계획인가.
▲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할 것이다. 전략 고객 중심으로 제품을 거래할 고객사는 있다.
-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고 앞으로의 업황도 녹록지 않아 재무 우려가 크다. LG전자가 유상증자할 때 LG디스플레이의 증자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가 일기도 했는데, 혹시 올해 증자 등 자금조달 계획은 없는지.
▲ 유상증자는 노(No)! 안한다. 내가 CEO로 있는 한 유상증자는 없다. 현금도 충분하다.
지난 2007~2010년 내내 흑자를 내다 지난해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해서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만은 없다.
- 아마존 킨들파이어에도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익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 킨들파이어는 아마존의 주력 제품은 아니다. 다시 말해 아마존이 큰 이익을 남기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
비교하자면 애플 아이패드와 아마존 킨들파이어는 비즈니스 전략 자체가 다른 제품이다. 다만 수익성을 묻는다면 킨들파이어도 LG디스플레이에겐 효자제품 중 하나다.
- 플라스틱 OLED 개발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가. 고객은?
▲ CEO로서 고민하는 것이 플라스틱, OLED, 차별화 등 3가지다. 경쟁사(삼성)의 경우 주로 중소형 OLED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플라스틱 OLED는 기판도 커버글래스도 모두 플라스틱으로 돼야 한다. 따라소 풀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대신 우리는 현재 프로토 타입을 갖고 있고 연구·개발(R&D) 단계도 완료한 상태다. 고객사를 일일이 언급하긴 어렵지만 몇몇 요구는 있다.
다만 큰 그림은 모바일은 IPS, TV는 OLED로 가져가되, 플라스틱은 선택과 집중의 전략에 따라 방향을 잡는다는 것이다.
OLED도 현재 양산은 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 OLED의 경우 이번에 전시는 안했지만 샘플 만들었고 성과도 있었다.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부사장·왼쪽)가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부스에서 본격적인 고객 마케팅에 앞서 사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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