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앵커 : 요즘 국제 관계의 주요 이슈는 역시 미국과 이란의 갈등입니다. 미국이 이란산 석유를 사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압력을 넣자, 이란은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뉴스라인에서는 지난 17일 로버트 아인혼 조정관 등 미국측 대표단이 한국에 원유수입 감축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사실을 보도하고 이에 따른 한국 경제의 타격 역시 짚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대이란제재가 실효성이 없다는 논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경부 송종호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 송기자가 주미한국대사관 공문을 통해 단독보도한 내용을 보면 미국내에서 조차 이란제재에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 분명하더군요.
기자 : 맞습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란 제재를 밀어부친 미 의회 내부에서도 조차 이란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29일 단독 입수한 주미 한국대사관 공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리 정부는 짐 웹미 의회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국방수권법안과 관련 우리 정부의 우려사항을 전달합니다. 당시 짐 웹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금번 제재 조치가 효과면에서 미미하거나 효과적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자신은 제재안을 옹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같은 의견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조치의 효과에 대해 미국 내부에서도 이견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서, 미 행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앵커 : 송기자가 전한 것처럼 미국의 이란제재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버리지 않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기자 : 결국 정치적·경제적 셈법에 따른 이득을 노린게 아닌가 주목해야 합니다. 즉 미국의 대중동정책으로 대표되는 중동안보와 석유안보를 때문이란 것이죠. 또 전문가들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추가 제재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방수권법이 의회를 통과할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제재를 점진적으로 하자며 의회를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던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최고통수권자도 제재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지만 유대계 유권자들의 표와 정치후원금이 의회 설득을 막았던 것이죠.
앵커 : 결국 정치적으로 올해 미국 선거가 변수가 되는 군요. 경제적인 셈법은 무엇입니까.
기자 : 표면적으로 미국의 이란제재는 '핵문제 해결'에 있습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한 전문가는 "이란제재로 인해 국제사회가 대체원유 확보를 위해 사우디와 거래할 경우 미국과 가까운 사우디를 통해 미국은 세계 석유수급 조절능력이 높아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미국의 세계시장에서의 석유수급 조절에 주목한 설명이죠.
문제는 이같은 경제 제재로 정치적 목적을 이룬 성공률이 10%가 채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앵커 : 표면적으로 핵문제 해결을 하려한다면,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떠나 이란이 개발하려는 핵무기는 막을 수 있는 것인가요?
기자 : 안타깝게도 그렇지도 않습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제재조치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 맞서는 데 핵보유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재정적자가 심각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내 여론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퀴니피액대 여론조사 연구소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미국민들이 60%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안팎으로 대이란 제재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입장이 대다수인 상황입니다.
앵커 : 핵무기해결도, 경제적, 정치적 이득도 없는 이란제재로 우리 경제만 타격을 입겠군요.
기자 : 중동정치 전문가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수송은 7%밖에 안된다"며 "한국과 일본, 중국이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경제적 손실이 없는 미국이 자국 내 정치일정 때문에 아시아 국가를 볼모로 실효성도 입증되지 않은 제재조치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동맹국 미국의 이란 제재 동참 요구를 뿌리치기도 힘든 게 현실이고. 그렇다고 우리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전면적으로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도 곤란해 정부입장에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집니다. 한 정치인의 말을 빌리면 '전략적 모호성'이 그나마 최고의 정책인 상황입니다.
앵커 : 송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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