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정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셋값은 4년동안 평균 30%대로 고공행진하는 데 반해 매매가는 오히려 하향국면에 접어들었다.
10일 부동산1번지, 부동산114 등 부동산 정보업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08년 3월 초부터 현재(2월 10일 기준)까지 서울 지역 전셋값은 29.16%, 수도권은 24.7%, 지방은 35.28%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매매값은 -1.5%, 수도권은 -3.79%인데 반해 지방은 22.58% 급등하면서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 투자수요마저 위축되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급격한 감소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96조860억원에서 5조2609억원 감소해 90조8251억원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아파트값 변동률과 신규물량 입주 등을 반영하는 아파트 시가총액은 이명박 정부 이후 주거형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인허가 물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상승률이 점차 둔화되다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하향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 출범 8개월만에 전셋값 10배 끌어올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8년 취임 8개월만에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170~250%로 묶였던 재건축 용적률 제한을 법적 한도(300%)까지 허용했다.
여기에 주택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강남3구를 빼고 전부 풀었으며 전국토지투기지역도 모두 해제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발표 이후 1년간 서울지역 매매가는 0.81% 상승하는데 그친 반면 전셋값이 약 1년 사이 10.49% 급등하며 취임 초기 0.75% 상승률에 불과하단 전셋값을 무려 10배 이상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전국평균 전셋값은 13.61%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4.58% 하락세로 반전했고, 서울지역 매매가는 0.81%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후 또다시 부동산경기 부양에 나선 정부는 8.29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DTI(총부채상환비율) 폐지와 올해 말로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완화 2년 연장시켰고 취·등록세 감면 1년 연장, 보금자리주택 공급조정 등을 골자로 했다.
반면 DTI가 사실상 무력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로 부동산 거래는 살아나지 않은채 전셋값만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0년 8월말부터 2011년 12월초까지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이 16.33%, 수도권이 14.78%, 지방은 15.21% 계속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매매가는 서울(-1.64%), 수도권(-0.59%) 모두 보합세에 머물렀다.
◇12.7 부동산 '충격요법'도 효과 無..최근 전셋값 안정세는 '비수기+시장 피로감'
한편 지난해 12.7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서울시의 가락시영 재건축 3종 상향 발표가 이어지며 주택 시장에 '충격요법'을 가한 바 있다.
정책 발표 이후 현재까지 서울지역은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매매가는 서울(-0.41%), 수도권(-0.22%) 모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셋값은 겨울철 비수기 등으로 인해 서울(0.37%), 수도권(0.21%), 지방(1.07%) 등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셋값 안정세라기보다는 2~3년간 지속된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시장 피로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지난해 전셋값이 2000년대 들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지난 20년간 통계로 봤을 때 최근 겨울철 비수기와 (전세)입주물량 감소 등이 이같은 조정국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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