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 태양광주가 독일 정부의 보조금 정책 결정을 앞두고 울상이다.
23일 코스피지수가 1%대로 하락한 가운데 태양광 대장주인
OCI(010060)가 외국계의 매도가 몰리며 6.55% 내린 27만1000원에 마감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태양광주의 급락에 대해 "쉬어갈 타이밍에 때마침 악재가 나타난 형국"이라고 요약하고 있다.
최근 태양광주가 유가 상승과 업황 바닥 기대감에 급등한 만큼 독일 보조금 삭감 가능성이 차익실현의 빌미가 됐다는 이야기다.
OCI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 장중 31만8500원까지 올라 45.1% 수익률을 냈고, 웅진에너지, 오성엘에스티도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각각 122%, 37.6% 올랐다.
당분간 태양광주는 각국의 태양광 산업에 대한 지원, 규제정책에 따라 울고 웃을 전망이다.
◇유럽 보조금 정책..올해 태양광 산업 수요 '가늠자'
외신에 따르면 우리 시간으로 23일 저녁 독일이 태양광보조금을 25~35%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독일은 태양광 설치량 조절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안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며 "발표 강도에 따라 태양광주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전세계 태양광 수요(27.7GW) 중 독일(7.5GW), 이탈리아(9GW)가 차지한 비중은 60%에 달한다.
따라서 유럽 보조금 정책은 올해 태양광 산업의 수요를 결정짓는 중요한 이슈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이탈리아도 재정 긴축이 시급한 상황에서 태양광 산업에 강펀치를 날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며 이탈리아의 보조금 삭감 가능성에 따른 충격을 우려했다.
◇美 반덤핑 과세 여부·日 하반기 보조금 정책 기대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3월 초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덤핑 과세 여부다.
만약 미국이 중국제품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업체에는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
한병화 연구원은 "이 경우 전세계 태양광 업체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가속화시켜 태양광 산업의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준 연구원은 "내년부터 미국, 중국 태양광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 일본이 새로운 보조금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진바닥을 지나고 있다..시간은 필요"
전문가들은 태양광이 진바닥을 지나고 있으나 당분간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병화 연구원은 "공급과잉이 본격적으로 해소되기 전까지는 태양광주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각국의 태양광 정책의 변화를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김동준 연구원은 "태양광 업황은 2분기 바닥을 거치고 하반기 내내 태양광 업체들의 생존경쟁이 지속된 후 내년쯤 본격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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