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은 3월에도 변함이 없었다.
한은은 8일 3월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3.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2.75%에서 3월 3%, 6월 3.25%로 3번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했으나 6월 이후로는 9개월 연속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데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중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국내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금리동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금통위원 교체 역시 부담이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준금리 추이>
특히, 이번달엔 국제유가가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았다.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는 물가뿐 아니라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유가충격이 거시경제변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 상승하면 약 6분기 동안 소비자물가는 0.104% 오르고, GDP는 0.042%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기름 값 상승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는 지난달 3.1%로 지난해보다는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지난해 많이 오른 기저효과에다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 집세 등으로 여전히 불안하다”며 “유로존 위기가 한 풀 꺾였지만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경기가 불확실하고 더 침체될 가능성도 있어 동결이 제일 합리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유로존 재정위기와 선진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 여건이 일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 물가는 상승세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유가 문제로 반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는 4월에 금통위원이 교체되는 것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움직이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4명의 금통위원 교체를 앞두고는 있지만 경기지표가 기준금리를 변경할 만큼 하락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금리를 올리기엔 수출이나 산업생산 모두 부진한 상황이고 내리자니 지금까지의 통화긴축 정책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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