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당국은 영업정지 유예 저축은행들이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한다고 해도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3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 자산건전성이 더욱 악화되면서 기존 경영개선 자구계획 이 외에도 추가로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2월말 자산건전성 상황을 살펴봤는데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지 않으니까 부동산PF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자구계획 이 외에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인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 부동산PF 연체율 급증
실제로 저축은행들의 부동산PF 연체율이 2011년 6월말 10~20%대에서 12월말 30~60%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3월말까지 살펴본다면 부동산PF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정지 유예 대상 저축은행은 현재 진행중인 자구노력 이 외에도 추가적인 대주주 자본확충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A저축은행의 경우 골프장 매각 이외에 대주주가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준비하고 있으며,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주주가 기존 경영개선 자구계획 이외에 추가로 자본확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B저축은행도 매물로 내놓은 계열 저축은행 외 추가로 저축은행을 시장에 내놓아 자본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C저축은행도 사옥매각이나 계열사 매각 등과 같이 큰 규모는 아니지만 6월말까지 추가 자본확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의 이같은 분주한 모습에도 금융당국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저축은행들이 더 이상 자체적으로 경영건전성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노력은 하고 있지만 부동산경기가 나아지지가 않고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경영건전성은 더욱 악화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체적으로 개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4월 총선 이후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정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전에 수조원대의 대형저축은행을 영업정지 시켰을 경우 파장이 거침없이 확산될 우려가 있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초 짧게는 2주 길게는 한달정도 점검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점검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현재 일부 영업정지 유예 저축은행의 사옥 매각이 됐지만 제대로 팔린 것인지 확인을 하고 있으며 또 다른 저축은행이 보유한 골프장은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이후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일부 저축은행의 정리 수순을 시사했다.
◇ 추가점검 끝나고 1~2곳 공동검사
한편, 자산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검사 일정도 총선 이후로 미뤄놨다. 우선 2분기에 1~2곳 정도 공동검사를 시행하고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공동검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과 예보는 매년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7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총 20곳에 대한 공동검사를 진행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따라서 공동검사를 통해 드러나는 부실 저축은행은 바로 정리 될 것으로 보여 자칫 하반기 이후에 영업정지 저축은행 출현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이미 대규모 공동검사를 실시한 매뉴얼이 있고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검사 대상 저축은행은 솔로몬, 한국, 현대스위스, 미래와, 지방 계열을 가지고 있는 고려, 대원 저축은행 등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자산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먹거리는 없어 건전성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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