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노인틀니 지원..총선 꼼수? 잘못된 정책 판단?
자연치아 보존에 더 집중해야 지적
지원 대상 65세 이상으로 확대해야 목소리도
2012-03-22 06:00:00 2012-03-22 06:00:00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오는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틀니에 대해 50% 건강보험료가 지원된다.
 
그러나 실제 이용률과 대상자 선정 문제 등을 놓고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75세 이상 건강·재정 상태 고려시, 실제 이용률 낮을 것
 
22일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9년 수립한 보장성 강화계획에 따르면 치과분야에서는 2009년부터 이미 치아홈메우기를 시행중이며, 2012년 노인틀니, 2013년부터는 스케일링(치석제거)을 추진키로 했다. 복지부는 5년마다 보장성 강화계획을 재수립한다.
 
올해부터는 노인틀니 사업을 시행하면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75세 이상 노인에게 전체틀니 50%의 건강보험료를 부담키로 했다.
 
이주현 복지부 보험급여과 서기관은  "75세 인구 중 전체틀니 수요는 66만악으로 추계했다"며 "순수하게 틀니가 필요한 사람과 이미 틀니를 한 사람 중 불만족해서 다시 원하는 사람, 틀니 보편적 이용률 등을 고려한 근거"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를 위한 재정규모를 3288억원 가량 예상하고, 지난해 틀니사업을 고려해 건강보험료를 직장가입자 월보수액의 5.8%로 인상했다.
 
그러나 치과업계는 실제 수요가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분위기다.
 
양정강 대한치과보험학회 회장은 "75세 이상 노인 중 틀니 작업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상태가 따라주지 못하는 노인도 많다"며 "틀니 숙련의도 아직은 부족한 상태인데 여러 상황을 볼 때 당장 75세 이상 노인들의 실제 이용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실시한 치아홈메우기도 보험 역사 30년 만에 급여화했지만 당초 건강보험공단의 예산 1300억원 중 1년 환산 실적은 230억원으로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양 회장은 또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들 중에는 50% 부담마저도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가구 가계지출 중 보건비는 ▲2006년 15만1400원 ▲2007년 18만900원 ▲2008년 17만7000원 ▲2009년 17만7000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노인틀니 본인부담보험료 50%에 해당하는 50여만원은 부담되는 금액이다.
 
◇ 65세 이상으로 대상 확대해야 목소리도
 
75세 이상인 지원 대상을 65세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치과 진료비는 ▲65세~69세 711억원 ▲70세~74세 502억원 ▲75세 이상 382억원이었다.
 
즉, 75세 이상 노인들 못지 않게 65~74세 노인들도 치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 치과의사는 "근력이 있을 때 틀니를 해야 적응해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틀니사업을 할 거라면 65세 이상 혹은 70세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75세 이상 노인의 이용률이 낮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예산이 과잉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지원하기에는 예산은 부족해 정책적 판단이 섬세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 선거 앞둔 선심성 꼼수?
 
양 회장은 "틀니를 국민 구강보건을 위한 1순위로 두는 게 맞는지 아니면 자연치아 보존에 더 집중하는 게 맞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노인표를 인식한 포퓰리즘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인틀니 보장성 계획의 우선순위 기준에 대해 "치료의 중대성, 비용의 효과성, 적용 대상수, 진료비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진 정책적 판단사항"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각각의 항목을 점수화해서 합산한 명시적 기준이 아니라 암묵적 고려였다는 우회적 표현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책의 효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정책의 취지는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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