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현직 부장검사가 회식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과 관련, 대한변협 공보이사가 피해자인 여기자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논평을 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엄상익 변협 공보이사는 2일 본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이번 부장검사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은 정권말 무너진 공직기강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권력에 유착해 편히 취재하려는 언론의 일탈된 행동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왜 검찰이 언론인과 한계를 넘어가는 술자리를 만들고 여기자들 또한 그런 자리에 응해서 수모를 당하는지 의문"이라며 "무관의 제왕인 기자는 중립적이고 고고한 입장에서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언론의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엄 이사의 이같은 논평은 변협 내부에서도 합의가 되지 않은 독단적인 논평이어서 그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변협 관계자는 관련 규정상 공보이사는 논평은 할 수 없고, 논평이 가능한 대변인의 경우데도 상임이사회 등의 합의를 거쳐 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엄 이사가 이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밝혔다.
엄 이사의 논평과 관련, 신영무 협회장은 "엄 이사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논평이 필요하다고 했고, 그동안 잘 해왔기 때문에 균형 있게 처리할 것으로 알고 이번 일을 일임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밤 9시쯤 일본에서 돌아왔으며, 앞서 지난달 29일 지인들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었다. 신 회장은 자신이 일본에 있는 동안 엄 이사가 연락을 해와 이번 사건에 대한 논평이 필요하다고 했을 뿐 그 내용에 대해서는 보고한 적이 없다고 했다.
신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조만간 여기자단을 방문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상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논평을 낸 엄 이사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평소 소신에 따라 쓴 논평으로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한 뒤 정의와 인권 측면에서 쓴 것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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