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재정부 위기..野, 박재완 장관 해임 요구(종합)
2012-04-05 16:36:21 2012-04-05 16:36:36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치권의 무분별한 복지공약에 대응하겠다며 지난 2월 야심차게 출발한 기획재정부의 복지 태스크포스(TF) 활동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과 함께 위기에 봉착했다.
 
당장 야권에서는 복지TF의 최종 책임자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의 고발로 이어질 경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사태가 일단락 될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몰아간 공직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 위반이다.
 
공직선거법에는 공무원이나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기관(정부부처), 단체 등은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5일 재정부의 복지TF활동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전체회의를 소집한 결과 이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내렸다.
 
전날 재정부 복지TF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복지공약 266개를 모두 집행하려면 기존 복지 예산 92조6000억원 외에도 5년간 최소 268조원이 더 필요하다며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촌평했다.
 
재정부는 당의 구분 없이 원내교섭단체를 기준으로 두 당의 복지공약 전체를 합산해서 추계했고, 재정소요추계도 최소한도로 소요되는 금액만 공개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선관위의 판단은 달랐다.
 
재정부는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복지TF가 자료를 공개하기 전 선관위사무처 실무진들과 이미 협의를 거쳤고, 이 정도의 발표 내용으로는 선거법 위반사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 재정부의 설명이다
 
재정부는 이날 선관위 결정이 나오자 마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결과는 아쉽지만 재정부는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사표시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 선관위의 결정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재정부는 "재정당국의 입장에서 복지정책의 착근과 사각지대 해소 등을 정당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복지TF의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선관위 결정을 존중해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앞으로다. 재정부는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으로 일단락하려는 분위기지만, 총선이라는 민감한 시기를 맞은 정치권이 실정법을 위반한 재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박재완 재정부 장관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 기관을 동원해 선거법과 공무원법을 위반한 박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은 "특히 선거법 위반은 공무원법 위반이기도 하다. 선관위의 만류에도 정부기관이 이 발표를 강행하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을리 없다"며 이 대통령의 연루설까지 제기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징계나 후속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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