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최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전망이 엇갈리며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은의 지난 1분기 전망이 빗나가면서 대출태도지수의 활용도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한은이 발표한 지난 1월에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한은은 올 1분기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를 0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9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
그러나 이달 3일에 발표된 동일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출태도지수는 같은기간 9에서 13으로 완화됐다.
대출태도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100 사이에 분포하며, 지수가 클수록 대출을 완화할 것이라고 답한 금융기관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을 살펴봐도 한은의 전망이 빗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중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 추이는 지난해 12월 206조5597억원을 기록한 뒤 올 1월 208조31억원, 2월 208조3495억원, 3월 209조5382억원 등 매월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대출태도지수가 정성적 지표인 관계로 활용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분기 새롭게 제공한는 직전분기 실적치와 이번 분기 전망치는 매우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보의 유용성에도 발표시기가 분기 초이기 때문에 활용성을 제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대외내 여건이나 은행의 상황이 바뀌면서 현실에 맞게 조정하다 보면 은행들의 태도가 변화할 수 있다"면서도 "한은의 대출태도지수가 어느 정도 감을 줄 수는 있어도 심각한 통계로 받아들이기에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대출태도지수의 유용성 증대를 위해 발표시기를 앞당기는 노력이 필요한데 바뀐거 같지 않다"며 "바뀐다고 해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태출태도지수 활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중은행 역시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은 유동성이 풍부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분위기"라며 "미래 예측이 어렵지만 한은의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완화기조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은 역시 일부 시점에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와 실제 대출계수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엔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이 부각되면서 올 초에 실물경기도 위축될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런 분위기로 은행들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예측을 했는데 은행의 여건이 호전되면서 완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받거나 은행이 영업전략의 변화 필요성을 느끼면 미래 전망치는 과거 전망치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런 일부 시점에서는 미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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