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극심한 침체에 거래가 완전히 실종됐을 것이란 예상과는 다르게 지난달 강남재건축 단지에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였다.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전년동기와 비교해 거래량이 두배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격이 수억원씩 하락하자 매수세가 붙고 있는 것이다.
◇매매가 2억 떨어지자 거래 2배 ↑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3월 개포주공 거래량은 총 44건으로 전년 동월(33건)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3월 총 23건이 계약됐다. 작년 3월 8건에 비해 3배나 늘었다. 지난 해 5건에 불과했던 잠실주공5단지 역시 지난 달에는 11건으로 증가했다.
매매가가 급락하자 매수세가 붙고 있다.
지난 해 3월 11억4000만원~11억4500만원에 거래됐던 개포주공1단지 전용 58㎡는 올 해 9억원~8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1년 사이 최고 2억6500만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은마 역시 9억4000만원~8억83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 95㎡ 지난 달 7억9300만원~8억2000만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3월 12억3000만원~13억2500만원에 팔리던 잠실주공5단지는 1년 사이 10억4000만원~11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잠실주공5단지 O중개업소 대표는 “시장 전망이 안좋지만 이 정도까지 가격이 빠지니까 거래가 조금 붙었다”며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가격이 빠졌는데도 이 정도 밖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안 좋음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전망 어두워 이정도 수준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것”
가격은 수억원씩 하락했지만 강남 재건축의 지속적인 거래 증가는 예상되지는 않고 있다.
경제침체에 부동산 시장 역시 침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내부적으로는 소형의무비율 확대 등 서울시 주택정책 방향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사업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포주공 P중개업소 대표는 “나도 여기에 중개업을 하고 조합원 중 한명이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며 “당연히 더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기대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A+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기저에 깔려있어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는 생기겠지만 시장 흐름이 바뀔 정도는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나 양도세 중과세 해제같은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과거와 같은 모습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