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한형주기자] 103일째 고공행진한 기름값 때문에 발등에 '불' 떨어진 정부가 구체적인 휘발유 공급 조건이 결정되기도 전에 '삼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식경제부는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와 함께 합동브리핑을 열고 유가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기름값 안정화 대책으로 유류세 인하 대신 삼성토탈을 국내 석유제품시장에 다섯번째 공급사로 진출시키는 안을 내놨다.
정부가 그동안 기름값 대책으로 알뜰주유소와 혼합판매·전자상거래시장 활성화 등을 내 놨지만, 4대 정유사들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으로 실효성문제가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시장 점유율 97%를 차지하고 있는 4대 정유사의 과점구조를 무너뜨리는 파격적인 대안 없이는 유가 안정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삼성토탈은 국내 제5의 석유제품 공급사로 시장에 진입, 오는 6월부터 한국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토탈은 현재 석유공사와 물량과 가격 등 세부 공급 조건을 협의 중이다.
삼성토탈이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매달 12만5000배럴로 이는 전체의 2.25% 수준이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합동 브리핑에서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 쪽에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유가 안정을 위해서 기업 입장에서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협력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정부가 과점된 정유시장의 경쟁을 심화하기 위해 삼성을 압박용 카드로 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토탈은 원유를 정유로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나프타 부산물로 휘발유를 생산해 파는 회사"라며 "때문에 기름값이 저렴한 반면 그만큼 질도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신학 지경부 석유산업과장은 "현재 삼성토탈과 석유공사가 가격·물량 등 공급 조건을 따지는 단계"라며 "조건이 맞지 않으면 무산될 수도 있으나 공급될 확률이 높다"고 해명했다 .
이와 관련 삼성토탈측은 "오는 6월 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용 휘발유를 공급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세부적인 내용은 현재 협의 중이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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