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은행, 피싱 피해 '외면'..고객은 '등' 돌린다
2012-04-20 11:49:58 2012-04-20 12:44:23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한 마디로 '비겁한 책임회피'다.
최근 은행을 사칭한 피싱 사기 피해에 대응하는 은행들의 대한 태도에 대한 얘기다.
 
은행 이름을 도용당한 것일 뿐 은행의 잘못은 아니라는 게 은행의 입장이다.
 
최근 문자메시지나 메일로 '00은행입니다. 개인정보 유출방지 위한 보안강화서비스 등록해주세요'라는 문구와 인터넷주소를 보내 접속을 유도하는 피싱이 늘어나고 있다.
 
해당 인터넷 사이트로 접속한 후 보안강화를 위해 보안카드 비밀번호와 일련번호를 모두 입력하면 금융거래 정보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잔고가 출금되 버린다.
 
피해가 급증하면서 시중 은행들은 주의 안내문을 게시하기는 했다. 피싱 과정을 설명하고 주의하라는 내용이 전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피싱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구제해야 할 근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경찰 수사에만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이버 수사대의 적극적인 검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전예방에 초점을 맞춰 안내문을 뿌리는 것이 전부라고 앓는 소리를 해왔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이 피싱사이트인지를 쉽에 알 수 있도록 하는 보안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그 동안 손을 놓고 있던 타은행들은 '나몰라라'식 책임회피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진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주소창이 녹색으로 표시되거나 자물쇠 모양의 그림이 표시되도록 하는 인증서를 적용키로 해 고객 피해 예방에 나섰다.
 
평소 은행 고객을 상대로 손쉽게 엄청난 규모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 왔던 게 바로 은행이다.
 
그런데 이번 은행 피싱 사기와 관련한 은행의 모습을 보면 '고객은 돈벌이 대상이지 보호의 대상은 아니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은행 피싱 피해를 은행이 책임질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평소 외치던 것처럼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진작 보호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수익엔 미소짓고, 보호와 책임은 외면하는 은행은 금융 소비자들이 반드시 등 돌린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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