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삼성생명(032830)이 자사주 매입과 고배당 정책을 동시에 발표한 덕분에 주가가 한달 여만에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24일 오전 11시2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생명은 전거래일 대비 3.08% 오른 10만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가 10만원을 웃돈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이다.
주가 안정에 대한 회사의 의지 천명이 부진한 지난해 실적을 상쇄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300만주(총 발행주식의 1.5%)를 오는 7월23일까지 3개월동안 유가증권시장을 통한 장내매수 방법으로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회사 측은 2910억원이란 돈을 들여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이유를 '주가 안정'이라고 밝혔다. 유통주식비율이 32.8%에 그쳐 자사주 300만주를 3개월에 걸쳐 매수한다면 부양효과는 충분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부진한 실적..자사주 매입으로 '상쇄'
증권가도 자사주 매입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재무제표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될 것"이라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해온 대기물량 해소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두둑한 배당도 주주에겐 환영할 결정이다.
삼성생명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주당 2000원(시가배당율 2%)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총액은 3940억원, 배당성향은 41.8%에 달한다. 이는 금융권 최고 배당이다.
자사주 매입에 두둑한 배당까지, 이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 주가 부양카드를 한꺼번에 2장이나 꺼낸 셈이다.
실적 발표에 맞춰 삼성생명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이유는 부진한 실적 탓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5.6% 감소한 1조287억6434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0.5%, 59.6% 줄어든 22조7286억4161만원, 9118억2633만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11만원 회복 언제쯤?
2년 전 40대1의 경쟁률을 뚫었던 삼성생명 원년주주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아있다.
이날 회사 측 발표로 주가가 장중 10만2000원까지 올랐지만 지난 2년 간 현금배당금 총액(4000원)까지 합쳐도 공모가 11만원에 3.64% 적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삼성생명이 곧 공모가를 회복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일 기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1만5188원을 기록하고 있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수입보험료는 사상 최대인 24조2000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0.9% 이상 증가한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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