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자금관리인이라는 의혹을 사면서 파이시티 비리 사건의 핵심인물로 부상한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이 사실상 잠적한 것으로 보여, 검찰의 대응방안이 주목된다.
3일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 소환문제와 관련해 "꼭 소환해 조사를 해야하는데 본인은 물론 가족들 하고도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검찰이 박 전 차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지난달 25일을 전후해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귀국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나름대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조사 없이도 박 전 차관에 대한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혐의를 밝히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2일 박 전 차관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이 회장에 대한 수사가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외에 또 박 전 차관의 다른 혐의점이 포착됐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이 파이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뒷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 전 실장의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뀌었다"면서 "박 전 차관의 청탁전화를 받고 한 것과는 다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서울시 공무원 가운데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된 사람은 강 전 실장이 처음이다.
검찰은 최근 파이시티 브로커 이동율씨가 강 전 실장에게 파이시티 인허가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전 시장의 최측근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강 전 실장이 별도로 뒷돈을 받고 서울시공무원들에게 파이시티 인허가와 관련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포스코가 지난해 5월 파이시티 시공사에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과정과 제이엔테크가 포스코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 박 전 차관 등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신문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상대로 충분한 조사를 마친 상태로 혐의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준비했던 조사는 완료했다"면서 "오늘이나 내일 따로 박 전 차관을 부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에 대한 신문내용과 확보된 증거,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이르면 이날 중으로 박 전 차관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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