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차세대고속열차 해무-430X 첫 공개
2012-05-17 20:04:22 2012-05-17 20:04:45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앵커 : 최대 속력 430km, 운행속력 370km로 달릴 수 있는 고속열차가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됐습니다. 속도 면에서 고속열차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 중국, 일본의 고속열차에 이은 세계 4번째 쾌거라는데요. 앞으로 안전성 테스트 등을 거쳐 조만간 상업운영에 투입될 경우 전국을 1시간30분대로 묶을 수 있답니다. 고속열차 출고식 현장을 박관종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 기자, 어제 시제차량출고식 행사 현장에 다녀오셨죠? 실제로 보니 어땠습니까?
 
기자 : 네, 경남 창원중앙역에서 어제 '해무 430X' 차세대고속열차가 처음으로 공개가 됐습니다. 화면으로 보시는 것처럼 외형은 유선형으로 아주 날렵하고 디자인도 기존 고속열차와는 아주 차별화 돼 있는데요. 국내 최고 속도는 물론 최첨단 IT 기술이 도입된 열차가 공개되는 날인만큼 취재 열기도 아주 뜨거웠습니다. 외형만큼이나 실내 디자인도 깔끔하고 쾌적했습니다.
 
앵커 : 꽤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일 텐데요. 개발 기간과 예산은 얼마나 투입됐습니까?
 
기자 : 해무는 지난 2007년 7월 개발에 착수에 5년 만에 완성된 결과물입니다.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연구개발을 주관했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현대로템 등 52개 기관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투입된 개발비는 931억원으로 정부가 644억원, 민간286억원을 공동 투자했습니다. 물론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됐습니다.
 
2004년 시간당 최고속도 300km로 탄생한 1세대 KTX와 2010년 도입된 KTX 산천에 이어 도입된 최신식 초고속 열차인데요. 고속열차 연구 15년 만에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 차량 이름이 해무 430X 인데,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 그 이름에 이 열차의 최대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해무는 동력분산식 차량의 영어 약자인데요. 맨 앞과 뒤에 있는 동력차가 차량을 끄는 동력집중식 시스템의 기존 고속열차와 달리 동력분산이란 각 객차에 엔진을 나눠 배치한 추진시스템을 말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각 차량에 엔진이 달려있어 엔진 하나가 끄는 열차보다 가속도도 빨리 붙고, 제동력 또한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최대 속력 430, 운행속도 370km를 달릴 수 있다는 의미죠. 해무는 300km/h까지의 도달시간이 233초인데 이는 기존 고속열차보다 무려 2분을 단축한 것입니다. 우리 철도는 영토가 좁은 만큼 역과 역 사이가 가깝기 때문에 가속이 빨리 붙을수록 운행시간이 더욱 단축됩니다. 또 이 열차는 승객을 태울 수 없는 별도의 기관차가 필요치 않기 때문에 KTX-산천보다 좌석수가 16% 정도 증가하는 이점도 있습니다.
 
앵커 : 동력분산이란 것이 기존 KTX보다 속도를 낼 수 있었던 핵심기술이군요. 이날 시범운영에서도 시속 430km로 달렸습니까?
 
기자 : 아니요. 약 20여km를 시속 150km 정도의 속도로 달렸습니다. 시청자들께서 의아해 하실 것 같은데요. 사실 이날 선보인 차량은 시제차량으로 아직 최고속도로 운행되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정도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차량인데요.
 
철도기술연구원과 제작사인 현대로템 등은 이틀에 한번씩 철도 운행이 끝나는 밤 12시부터 새벽 3시까지 차량을 운행 선로에 투입해 테스트를 벌일 예정입니다. 올 가을 정도면 최고시험속도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스트를 거치면서 안전문제와 보안사항도 꼼꼼히 체크할 계획입니다.
 
앵커 : 외형이 차별화 된 것과 속도가 빠르다는 것 말고 다른 특징은 뭔가요?
 
기자 : 지금 운행되고 있는 고속열차도 물론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을 갖추고 있지만 해무의 실내는 기존 열차에 비해 크게 진화했습니다. 일단 객실에 들어서면 넓고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물론 여유 있는 앞뒤 좌석배치는 그야말로 매력적인데요.
 
자리에 앉아보면 만족도가 더 높아집니다. 고속열차를 타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다소 좌석이 딱딱하고 불편합니다. 해무는 이를 크게 개선했는데요, 부드럽고 안락한 재질의 좌석이 승차감을 더욱 좋게 만들어 줍니다. 거기에 알루미늄 압출재로 제작돼 KTX-산천에 비해 약 5% 가벼워졌고, 차량의 이음 부분 등에 크게 신경써 소음을 5dB이나 낮춘 것도 쾌적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특히, 각 좌석에 LCD 정보장치가 부착돼 있는데요. 이를 통해 탑승열차 위치 등 다양한 열차운행 정보와 도착역 알림, 승무원 원격호출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또 화장실에 간 승객이 일정시간 움직임이 없을 경우 이를 감지한 센서가 승객들에게 위험경고를 자동으로 전송해 승객의 안전을 확인 할 수 있는 최첨단 서비스도 도입됐습니다.
 
앵커 : 승객의 안전을 위한 세심한 기술 도입이 눈에 띄는군요. 그렇다면 언제쯤 승객들을 태우고 달릴 수 있는건가요?
 
기자 : 자동차와 비교하면 모터쇼에서 선보이는 '콘셉트카' 정도로 보시면 될겁니다. 최적화를 위한 시험운행이 필요하다는 의미인데요. 국토부와 철도기술연구원은 시운전단을 꾸려 오는 2015년까지 10만km 주행시험을 완료한 뒤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보통 새로운 고속열차가 도입되기까지 출고부터 3년 이상의 안정화 단계가 필요한데. 이미 우리의 기술이 세계 수준에 이르렀고 10여년간의 노하우가 쌓인 만큼 최소한의 시간 안에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권도엽 국토부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앵커 : 경제적인 측면에서 봐도 고속열차 기술 확보가 중요한 것 같은데. 앞으로 이 열차가 도입되면 어떤 것들이 기대 되나요?
 
기자 : 네, 해무가 상업운영에 들어갈 경우 이를 이용하는 승객은 전국 어디든 최대 1시간30분이면 도착이 가능합니다. 전국이 1시간대로 묶이면서 국가의 거대도시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은 셀수 없을 정도입니다.
 
고속철도는 친환경 녹색 교통수단인 만큼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철도가 더욱 편리해 지면 이용객이 늘어나고 그만큼 환경을 보호하게 되는 것이죠. 그와 더불어 앞선 철도기술을 해외에 수출해 국익을 실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프랑스와 같이 시속 500km급 열차를 개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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