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수사' 절반의 성공..'대선자금' 못밝혀
검찰 "수사 아직 안 끝났다"
2012-05-18 15:49:24 2012-05-18 15:49:4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의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 수사는 이명박 정부 최대 실세인 최시중·박영준 두 사람을 구속기소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냈으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불법 자금의 용처나 대선자금 관련 의혹은 밝혀내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지난달 18일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 지 꼭 한달 동안 속전속결로 수사를 진행했다. 소환조사된 인원만 80여명이고, 15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의 가장 큰 성과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75)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2)을 구속기소한 것이다.
 
이들은 현 정부에서 각각 '방통대군', '왕차관'으로 불리우면서 절대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들이다. 대검 관계자도 이들이 구속된 직후 "큰 산을 두 개 넘었다"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평가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들은 연일 터지는 각종 비리 의혹에 빠지지 않고 배후로 거론되어 왔지만 교묘히 법망을 피해온 인물들이었던 터라 국민들이 이번 수사에 보이는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수사진행 기간 동안 이들과 관련돼 불거진 대선자금이나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해서는 수사가 더 나아가지 못했다. 또 수억원의 뒷돈을 받고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에 비해 적용된 공소사실(특가법상 알선수재)의 양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점도 국민들의 법감정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 전 위원장의 경우 지난달 23일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언론을 통해 뒷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 "2008년 경선 전 여론조사 비용인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스스로 밝혔다가 말을 바꿨다. 검찰도 자금의 용처를 수사했으나 선거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박 전 차관에 대해서도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뒷돈 외에 비자금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 없다. 다만 파이시티 인허가 외에 산업단지 승인을 위해 한 코스닥 등록 제조업체로부터 1억원을 받은 박 전 차관의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
 
박 전 차관의 자금 관리책으로 알려진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59)은 지난 달 25일 출국한 뒤 검찰의 입국 요청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의 추가혐의 등과 관련해 이 회장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이 회장의 입국과 소환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현재 검찰과의 연락을 끊은 상태다.
 
검찰은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관련 의혹사항에 대해 계속 철저히 수사하겠다"면서 "피고인들 및 관련자에 대한 계좌추적을 계속 진행하고 있고, 추가로 드러나는 범죄혐의에 대하여는 앞으로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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