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창업투자회사들의 주가가 최근 들어 연일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창업 관련 공약이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한 창투사의 최대주주가 연초 이후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는가 하면, 개인투자자가 다른 창투사의 지분을 5%이상 사들여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창업투자회사
제미니투자(019570)는 코스닥시장에서 사흘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지난 30일 285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 회사 주가는 이날 430원으로 3일만에 50.88% 올랐다.
그동안 정권교체기마다 창업지원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쏟아지면서 창투사에는 호재로 작용해 왔다.
17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 2007년에도 제미니투자는 연초 1140원에서 5월 3040원까지 166.67% 급등했고, 에이티넘인베스트 연초 665원에서 그해 7월 1725원까지 159.40% 크게 올랐다.
큐캐피탈도 연초 345원에서 6월 755원까지 118.84% 급등했고, 우리기술투자 역시 연초 885원에서 7월 1350원까지 52.54% 상승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창투사들의 주가는 4년마다 한번씩 요동을 친다"며 "앞서 노무현 정부때도 그랬고, 김대중 정부때는 벤처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이들 창투사 주가가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영호 제미니투자 이사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 이사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작년 10월 일신 상의 사유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이사로 남았다.
그는 올해 초 12만2428주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18일까지 40차례에 걸쳐 자사주 50만6349주를 사들였다. 평균 주당 매입가는 311원으로, 올해 자사주 신규 매입을 통해 5924만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얻었다.
손 이사는 앞서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3월23일 주당 1154원에 제미니투자 주식 86만3000주(5.03%)를 사들이면서 주요주주가 됐다. 이후 2009년 6월 지분 871만8513주(20.8%)로 최대주주가 됐다.
에이티넘인베스트에는 올해 급등을 예상한 개인투자자가 지난해 5%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26일 개인투자자 김미숙 씨는 이 회사 주가가 575원 가량에 거래될 당시 주식 224만2523주(5.36%)를 샀다.
김 씨는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것이 투자의 첫째 이유"라면서도 "올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창업 관련 공약이 이 회사 주가에 보탬이 될 것이란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큐캐피탈의 유은상 대표이사와 이시헌 이사는 올해 3월과 5월 보유지분 일부를 매도했다.
유 대표는 지난 3월20일 보유지분 81만주 가운데 7만주를 주당 504원에 팔았다. 7만주를 팔아 번 돈은 3528만원인 반면 현재 이 회사 7만주의 가치는 5285만원으로 1757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 이사도 앞서 지난 5월7일 보유지분 1만주 중 1000주를 주당 548원에 팔아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취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2007년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창투사들 역시 다른 테마주들과 마찬가지"라며 "정치권에서 나올 공약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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