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 대표 전자기업인 소니가 글로벌 증시 불안의 찬바람을 피해가지 못하고 32년만에 처음으로 주가 1000엔대를 하회했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증시에서 소니의 주가가 장중 한때 지난 1980년 이후 처음 1000엔 아래를 맴돌았다.
미국의 고용 지표 부진과 함께 엔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날 소니는 전 거래일보다 2.3% 하락한 990엔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현지시간 오후 1시2분 현재 999엔으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소니의 주가는 지난 2000년 3월 1만6950엔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1000엔 밑을 하회한 것은 지난 1980년 8월7일 이후 처음이다.
한때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했던 소니는 삼성전자, 애플 등 경쟁사의 추격을 이기지 못하고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분야였던 TV부문은 9년 연속 적자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니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28%가량 떨어졌다.
와타나베 다카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소니의 저조한 실적이 고착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게임기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혁신 결과에 향후 성패가 달려있다"고 전했다.
◇'엔고'에 따른 영업 손실도 한 몫
소니의 부진에는 어두운 글로벌 경기에 따른 엔화 강세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현재 유로와 달러에 대한 엔화는 각각 95.60엔과 77.66엔을 기록했다. 모두 최근 몇 개월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마다 마미 소니 대변인은 "유로대비 환율이 1엔 낮아질 때마다 소니의 매출액은 100억엔 가량 줄어드는 셈이며 달러대비 환율이 1엔 낮아지면 500억엔의 손실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와카바야시 케이타 미토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니가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불과 몇 달전에 비해 엔화 가치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환율이 지금의 수준을 이어간다면 소니의 개혁 작업은 지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958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입성한 소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워크맨을 선보인 지난 1979년 7월 850엔으로 1000엔대에 바짝 다가섰다. 그 이후 CD 플레이어, 캠코더 등 잇따라 히트 상품을 출시하며 꾸준히 주가를 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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