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당국은 시장에 나온 저축은행 매물이 많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3차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우선적으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3차 구조조정에 포함되지 않은 안정적인 저축은행들은 숨을 고르며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자산규모가 큰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대한 정리를 마친 이후 시장에 나와 있는 저축은행 매물을 대주주 변경승인 절차를 진행키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영업정지 되지 않은 저축은행의 대주주변경 승인절차를 먼저 진행할 경우 현재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정리가 어려워 질 수 있다"며 "먼저 (규모가 큰)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정리가 끝나야 시장에서 진행되는 저축은행 (대주주 변경) 승인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3차 영업정지 저축은행은 빨라야 8월까지 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공사도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7월 중순에 입찰을 실시하고 8월말까지 계약이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를 기대하면서 최근 금융지주들은 저축은행에 관심없다는 입장에서 인수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8월까지는 3차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금융지주들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3차 구조조정 파고를 넘어선 안정적인 저축은행의 M&A는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정리가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이 분산되고 있어 제 값 받고 팔기는 어렵다"며 "향후 영업정지 저축은행 정리 후 매각 시기를 저울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HK저축은행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매각한다는 계획을 잠정 철회하고 계열 부산HK저축은행 매각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모펀드(PEF)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시기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W저축은행도 매각만을 추진하기보다는 다각적인 방법으로 시장 상황을 관망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매각, PEF 투자자 교체로 저축은행 계속 보유, 기존 PEF 기간 연장 등을 준비하고 있다.
W저축은행 관계자는 "급하게 매각해야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서 "다각적인 방법으로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가교저축은행 입찰에서 유찰된 예솔도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매각이 마무리된 후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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