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이 7일 예고에 없던 중대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이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실장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임명했다. 미래전략실장은 365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중추 브레인이다. 이날 인사로 바야흐로 최지성 시대가 열렸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최 부회장은 빠른 의사 결정과 공격적 경영으로 TV와 휴대폰 사업을 세계 1위로 견인한 삼성의 간판 CEO다. 특히 애플과의 현격한 차이를 단기간 내에 극복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정착시킨 입지전적 인물이다.
최 부회장은 부임과 동시에 반도체, TV, 휴대폰의 뒤를 이을 그룹의 신성장 엔진 육성이란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됐다. 또 이 회장에 대한 보좌는 물론 각 계열사별 중장기 사업 전략 등도 원점에서 재점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사장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 승계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인사 배경에 대해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은 "글로벌 경영감각과 빠른 판단력, 강한 조직 장악력, 추진력 등이 당면한 도전과 위기를 돌파할 최적의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날 전격 인사가 이뤄진 직접적 원인은 역시 이건희 회장의 위기의식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유럽의 재정위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이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2의 신경영에 준할 혁신적 변화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이 회장의 뜻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그룹 전체를 총괄 지휘할 최적의 카드가 바로 최 부회장인 것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대공황에 비견될 정도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와 날로 치열해지는 기업 간 경쟁 등 새로운 경영환경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해나갈 최적임자"라며 "실전형 CEO인 최 부회장을 앞세워 혁신적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s)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을 후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 이날 인선을 의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부품사업과 세트사업 부문으로 분리 운영돼왔다. 세트사업은 최 부회장, 부품사업은 권 부회장의 책임 체제였다. 세트사업은 또 다시 TV와 가전(윤부근 사장), 휴대폰과 IT(신종균 사장)로 나뉘어져 경영돼왔다.
따라서 생산라인을 총괄하던 최 부회장의 자리 이동으로 삼성전자의 사업 및 조직 운영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이인용 팀장은 설명했다.
또 이날 인사를 계기로 추가 조직개편 계획 역시 아직 없다고 밝혔다. 미래전략실 편재도 그대로 운영되며 추가 인사는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 부회장과 함께 삼성을 이끌던 쌍두마차 김순택 미래전략실장은 건강상의 부담을 이유로 이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 건강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 강도가 큰 부담이 됐다고 하며, 이 회장은 김 실장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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