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성동조선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는 수출입은행과 국민은행이 법정행을 코앞에 두고 대립각을 더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조선경기 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 처리에 대해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이달 초 국민은행에 법적소송을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국민은행이 오는 15일까지 채권 손익정산액 170억원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은 관계자는 "오는 15일 전까지 양측이 타협을 할 수도 있겠지만 손익정산액 가치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이견을 좁히기 어려워 보인다"며 "국민은행이 우리 측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정에 가서라도 우리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수은의 손익정산 기준이 불분명하다며 수은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반대매수가액은 양 금융기관과 채권기관이 협의해서 정하도록 돼 있는데 수은이 이를 일방적으로 제시했다"며 "우리는 그 금액이 적절치 않으므로 재산정 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수은이 무작정 내라는 입장이어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수은이 소송을 한다면 응수하겠다는 얘기다.
수은과 국민은행 사이가 이 처럼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당시 국민은행은 수은 등과 함께 성동조선에 대출 등 금융지원을 해주기로 자율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성동조선 회생을 위한 추가 자금을 요청하자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채권단을 탈퇴했다.
이 과정에서 청산금액을 두고 큰 이견차를 보인 양측은 결국 법원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환 수은 행장은 지난 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성동조선은 부실 기업이 아니다"며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성동조선 회장이 엔지니어 출신으로 경영을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채권단이 경영진 교체 등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 이제는 전문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며 성동조선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국민은행은 기업금융을 지원해 줄 의무가 있음에도 조금이라도 손실을 떠 안지 안으려고 채권단을 탈퇴하고 성동조선 지원에서 손을 뗐다"며 국민은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국민은행측은 "중소기업 지원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지원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성동조선에 키코(KIKO) 상품을 판매했다가 자율협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대출을 주로 해 준 다른 채권 은행들과는 입장이 다르다"며 "지원해서 떼일게 뻔한데.."라며 성동조선 회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수은, 우리은행, 무역보험공사, 농협 등 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한 다른 채권단과는 달리 국민은행은 일반 시중은행으로 수익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성동조선에 대한 삼정KPMG의 첫번째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며 "특히 조선업이 2014년에야 좋아지는 것으로 나와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뒤 다른 회계법인(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실사한 결과 조선업이 2013년부터 살아나는 것으로 나왔고, 다른 채권금융기관은 그 결과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국민은행은 두 번째 실사 전에 이미 빠져 나온 것으로, 청산가치가 높은 기업을 지원하라는 것은 채권단들이 납득할 수 있는 플랜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은 성동조선이 기존 수주 선박을 건조·인도하고, 수익성 있는 신규 수주 선박에 대해 선수금환급보증(RG)을 계속 발급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것이라는 두 회계법인의 공통적인 심사 결과에 따라 계속 지원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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