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이 현직 대법원장부터 방송인까지 직급이나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밝혀낸 지원관실의 감찰 규모는 전·현직 국회의원 10명, 고위공직자 8명, 전·현직 자치단체장 5명 등 밝혀진 것만 해도 500여건에 달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어청수 전 경찰청장은 부산에서 유흥주점을 하고 있는 동생의 편의를 봐줬다는 제보에 따라 사찰을 받았다.
지원관실은 김성호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철학과 소신, 업무 성과에 대한 평가, 리더십과 직무역량 등을 평가해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해서는 골프회동을 하면서 인사청탁을 한다는 정보보고에 따라 동향파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은 농지법 위반 부분에 대한 실태 조사를 받았고, 홍문표 농어촌공사 사장(현 새누리당 의원)은 비서가 새만금매립공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으로사찰을 받았다. 본인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사찰을 받은 것이다.
지원관실은 이 밖에도 이용훈 전 대법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현 새누리당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진선 전 강원지사, 안덕수 전 강화군수, 박준영 전남지사 등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지자체 단체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찰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양승조, 이종걸 의원과 백원우 전 의원, 신학용 의원 등이 사찰의 대상이 됐다.
지원관실은 경제계와 종교계, 언론계,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민간인 전반에 대한 사찰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과 엄기영 전 MBC사장, 서경석 목사, 보선스님, 방송인 김미화씨 등이 지원관실의 사찰대상 목록에 올랐다.
특히 검찰은 김미화씨에 대해 이메일을 통해 확인한 결과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은 있지만 현재 답변을 줄 수 없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 사찰 건 대부분에 대해 형사처벌을 유보했다.
검찰은 "지원관실이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들에 대한 감찰 권한이 있고, 이들과 관련된 민간인 등의 조사 권한도 있어 공무원 등을 조사하는 것은 마땅한 직무 권한에 속하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사찰행위에 있어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는 '개발사업 관련 울산시 공무원 감찰 사건', '부산상수도사업본부 감찰사건', '칠곡군수 배상도 사건' 등 총 3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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