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57·사법연수원 15기)에게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대법원이 '후보자 낙마'를 염두에 두고 대비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야당은 '양파남', '최고불량'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여가며 김 후보자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12일 고위정책회와 1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후보자에게 후보자 사퇴를 권고했고, 여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은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아들 병역특혜, 제일저축은행 수사 무마, 태백시장 횡령사건 수사 무마 등 크게 다섯가지다.
대법원은 다섯 차례에 걸쳐 김 후보자가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한 해명자료를 냈지만 분위기는 쉽게 반전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사퇴하거나 임명동의안이 채택되지 않아 낙마한다면 대법관 1명에 대한 공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당혹스러워하며 "아직 결정된 게 아니다.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대비책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법에 따라 추천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 내부에서는 대법관 공백 장기화를 막기 위해 지난번 추천된 13명 가운데 이번에 제청된 4명을 제외한 9명 중에서 다시 제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김 후보자가 검찰 몫인 만큼 검찰 출신 후보자가 제청될 가능성이 높다. 김 후보자와 같이 추천됐던 검찰 출신 후보자는 김홍일 부산고검장(56·15기)과 안창호 서울고검장(54·14기) 등 2명이다.
김 고검장이나 안 고검장 중 한명이 다시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될 경우 대법관 임명뿐만 아니라 곧 단행될 검사장 인사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초 고검장이 아닌 지검장인 김 후보자가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김 고검장과 안 고검장 중 한명이 다시 제청돼 대법관으로 임명될 경우엔 승진인사와 함께 기존 예상보다는 인사폭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는 13일 김창석 후보자를 마지막으로 대법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모두 마치고 오는 16일 임명동의안 채택 표결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17일쯤 신임 대법관이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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