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공판', 저축銀 대출금 '차명논란' 가열
2012-07-19 17:48:09 2012-07-19 18:37:18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 등에 대한 재판이 최 회장의 저축은행 대출개입 여부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과 관련된 대출로 인식했다"는 저축은행 간부의 진술이 나왔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최 회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는 "실질적인 차주를 최 회장이라고 봐야 한다"는 검찰측과 이를 방어하는 변호인측의 공방이 또 한번 이어졌다.
  
최 회장의 저축은행 대출 개입여부에 대한 공방은 벌써 3회째로 앞의 2회는 검찰측이 공세를 폈고, 이날 열린 공판에서는 변호인측이 반격에 나섰다.
  
이날 공판에서는 SK측 증인으로 당시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강남역 지점장인 김모씨가 참석했다. 김씨는 최 부회장 등의 명의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으로부터 270억원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실무를 맡았다.
  
검찰은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 대표가 베넥스가 가진 3개 펀드에서 조성된 220억원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입금한 뒤 이를 담보로 270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실제 보증을 최 회장이 선 만큼 실제 차주는 최 회장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지금까지의 공판을 종합하면 저축은행 대출의 실제 차주는 최 회장이 아니라는 쪽의 진술이 더 우세했으나, 이번 공판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쪽에 힘이 실렸다.
 
김씨는 "베넥스 경영지원실장 황모씨가 찾아와 최 부회장 등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원했다"면서 "구속성예금(대출과 연계해 일정한 금액을 예금)으로 대출받을 경우 최 회장이 보증인으로 되어 있어 최 회장과 관련된 대출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김씨는 "황씨로부터 '베넥스는 최 회장원의 개인자금을 관리하는 회사'라고 들었다"고 말해 당시 대출에 최 회장의 보증이 상당한 영향을 줬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최 회장이 실제 차주이냐'라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김씨는 예금 당시 베넥스 자금이 아닌 'SK쪽 자금'을 예치해달라고 요청한 이유를 묻는 검찰 질문에 "최 회장의 담보를 잡기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연말 기업예금의 유치 차원에서 한 것으로, SK측이 원하는 금액만큼 대출해주라는 본사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최 회장 소유의 SK C&C(034730) 주식 26만주를 담보로 받은 것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심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당시 SK C&C는 상장되어있지 않아 담보로서 가치가 없었을 텐데 대출을 해준 이유가 뭐냐"고 김씨에게 물었다.
  
김씨는 이에 대해 "담보가치는 없었지만 최 회장의 보증을 믿고 신용대출을 했으며, 향후 상장을 대비한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우리 은행으로서도 손해볼 이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공판에 사전 알림 없이 참석하지 않아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이날 최 회장은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했다.  
 
다음 공판은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에서 열린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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