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066570)가 '옵티머스 LTE2' 출시를 통해 휴대폰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기대했지만, 2분기 휴대전화 사업부문에서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5월 말 선보인 옵티머스 LTE2는 LG전자의 LTE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속도를 기록하며 국내에서만 40만대가 팔렸다. 하지만 판매량이 늘어난 만큼 마케팅 비용 또한 증가해 판매 대수 늘리기에만 만족해야 하는 처지다. 판매량 증대가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 셈이다.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매출 13조4857억원, 영업이익 3744억원이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0.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5%나 줄어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했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TV 사업부문의 외화손실 발생, 가전부문의 원재료 가격 상승분 반영,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사업부문의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이 실적부진을 몰고 왔다.
증권가에서는 MC사업부의 2분기 실적을 적자로 예상했다. 동부증권은 적자규모를 670억원, 신한금융투자는 540억원, 동양증권은 403억원으로 전망했다. 금액의 크기는 다르지만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옵티머스 LTE2(한국), 옵티머스 태그(북미), L시리즈(유럽) 등 신모델이 대거 출시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1분기에 비해 2~3%포인트 상승한 것이 휴대폰 사업의 적자전환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MC사업부가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을 두고, 수익보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옵티머스 LTE2 출시 초반만 하더라도 제품 경쟁력을 통한 판매량 상승을 기대했지만, 실제 판매량은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보조금 지급이나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실적을 포기하고, 점유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매량이 낮아지면 생산량이 그만큼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곧 고정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판매량이 떨어지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MC사업부는 수익성보다 물량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존립기반 자체가 좁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장기성장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눈앞의 수익보다 성장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소 연구원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구조적으로 개선된 것을 확인하려면 적어도 지난해 2분기 점유율 4.6%를 넘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려면 취약점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직까지 LG전자만의 색깔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큰 약점이기 때문이다.
소 연구원은 "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독식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은 하이엔드(고사양)와 로우엔드(저사양) 양쪽에서 모두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애매한 위치"라며 "시장에서 3분기 이후에도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은 후속 모델에 대한 인지가 전무하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옵티머스 LTE2 등 상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저조한 것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의 문제인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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