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올 12월부터 시행되는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협동조합이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하나의 해법으로 제시되면서 그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지난해부터 '협동조합' 바람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 일자리 확대 뿐만 아니라 내수 활성화, 복지체계 보완 등 긍정적 효과가 발생해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9일 국회에서 통과한 '협동조합기본법'이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올 12월부터는 금융과 보험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5명만 모이면 다양한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농협·수협·신협·생협 등 8개 협동조합만 개별법에 따라 설립할 수 있었다. 이들 협동조합 모두 정책적 판단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운영돼 왔다.
설립 조건도 까다로웠다. 조합별로 인원이 소비자생협은 최소 300명, 지역 농협은 최소 1000명 이상 모여야 설립 가능했다.
그러나 오는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 거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진다. 정부의 인가없이 신고만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된다. 최소 설립 인원은 5명으로, 출자액에 관계 없이 1인 1표의 의결권과 선거권을 받는다.
기존 협동조합들이 1차 산업과 일부 금융·소비 분야에 국한됐다면 앞으로는 제조업과 서비스 분야를 망라해 각양각색의 협동조합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협동조합이 활성화되면 청년창업, 소액창업 등 신규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돌봄노동, 대안학교 등 공공서비스 보완 기능으로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기회를 넓혀줘 서민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 나아가 내수활성화 및 일하는 복지에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의 경우 약 25만 개에 달하는 협동조합이 있다. 조합만 1억6300만명에 달하고, 54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세계 300대 협동조합의 총 매출은 무려 1조600억달러에 이른다. 세계 9위 경제규모 나라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치권에서도 협동조합의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면서 지난해부터 '협동조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는 18대 국회에서 협동조합기본법을 대표 발의하고, 지난달 14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는 10대 강령의 하나로 '진보적 성장'을 제시했다. 세부 방안으로 '대안 경제 모델로서 협동조합 활성화'를 제시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협동조합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경제민주화의 대안 모델로 협동조합 이슈가 한창이다.
정부 또한 협동조합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평소 "협동조합은 시장 중심 경제와 정부 주도 경제 체제의 양 극단이 갖는 한계를 보완해줄 뿐 아니라 일자리 만들기에 도움이 될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이 박 장관의 평소 지론인 '일하는 복지'를 구현할 경제 모델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법인격 도입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고 사회서비스 등 기존 복지체계에 민간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며 "창업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확대와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물가안정 등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협동조합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 협동조합법 준비기획단을 출범시켰고 연말 협동조합국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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