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헌법재판소가 다시 한 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사실상 위헌 결정을 내렸다.
특히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려 향후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KSS해운(044450)이 "법의 전면 개정으로 효력이 없어진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23조를 근거로 과세 처분한 것은 헌법상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한정위헌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재판소는 '전부개정법인 구 조세감면규제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종전 부칙 조항이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한 바가 있고, 이 사건에서 달리 판단할 사정이 없으므로 같은 취지로 위헌임을 확인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또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23조에 의한 과세처분이 잘못됐다며 종로세무서를 상대로 소송을 낸 교보생명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병합)에 대해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KSS해운은 1989년 7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는 것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법인세를 신고하고 납부했으나 2003년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못했다. 종로세무서장은 상장기간 내 주식을 상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KSS해운이 이미 받은 자산재평가를 재평가로 인정하지 않고 법인세 52억여원을 부과했다.
이에 KSS해운은 "법인이 주식을 상장하지 않는 경우 자산재평가를 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23조는 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실효됐다"며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4월 패소 확정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교보생명 역시 KSS해운과 같은 이유로 747억여원을 부과 받은 뒤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가 패소하자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항소한 교보생명은 서울고법에서 승소했으나 종로세무서장의 상고로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앞서 헌재 전원재판부는 지난 5월31일 GS칼텍스(주)가 같은 취지로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에서 "조세법률주의가 지배하는 조세법의 영역에서는 경과규정의 미비라는 명백한 입법의 공백을 방지하고 형평성의 왜곡을 시정하는 것은 법원의 몫은 아니다"며 "전부개정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부칙조항이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과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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