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아메리카노 커피를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지난 17일 통합진보당 내에 있었던 아메리카노 커피 논란에 대해 당사자인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유 전 대표는 20일 당 게시판에 올린 '유시민입니다. 커피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름이 그래서 그렇지 미국하고는 별 관계가 없는 싱거운 물커피"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백승우님의 문제제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미희 의원의 남편인 백 전 사무부총장은 '유시민 전 대표 부도덕한 패악질 도를 넘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 대표적인 것이 거짓 발언과 아메리카노 커피 관련 이야기"라며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본지 8월17일자 기사 참조
진보는 커피도 셀프? 통진당 아메리카노 논쟁)
유 전 대표는 "공직이나 고위 당직을 맡은 당원들은 관료주의나 권위주의에 젖지 않도록 겸손하게 처신하고 또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의 공동대표를 하는 동안 제가 혹시 당직자들을 무시하거나 쓸데없는 의전 때문에 당에 경제적 부담을 지운 일이 없는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 전 대표는 "공동대표단 회의에서 제가 아메리카노 마시는 장면을 뉴스에서는 보지 못하셨을 것"이라며 "기자들의 취재를 허용하는 공개회의가 끝난 다음에, 또는 비공개 회의에서 마셨으니까요"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유 전 대표에 따르면 통진당 대표단 회의가 주로 열렸던 국회 본청 2층 통진당 의정지원단에는 커피를 내리는 커피머신이 있다. 그래서 당직자들이 보통 커피머신에서 내린 커피를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들과 당직자들도 함께 마시기 때문에 커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회의가 길어질 경우에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커피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배석한 당직자한테 새로 커피를 내리라고 부탁하기 곤란해서 수행비서에게 문자를 보내서 바로 한층 위에 있는 의원식당 앞 실내 테이크아웃 코너에 넉 잔 정도 부탁한다는 것이다.
유 전 대표에 따르면 커피 심부름을 하는 수행비서는 2003년 4월 유 전 대표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부터 10년째 함께 일하고 있고, 이웃에 함께 살고 있어서 평소에 가족들끼리 외식도 같이하고, 낚시나 당구도 함께 즐기는 사이라고 한다.
유 전 대표는 자신의 커피 취향에 대해서는 "카라멜 마끼아또나 카푸치노를 마시는 때도 가끔 있었다"며 "저는 '별다방'에서 파는 '프라푸치노 에스프레소 칩'을 사실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회의가 잘 진행되지 않아 머리가 아플 때는 좀 단 커피를 먹는 게 도움이 되더라"면서 "이정희대표나 조준호 대표도 원하실 때는 함께 한 잔씩 나누었다"고 소개했다.
통합진보당 혁신파 회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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