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BW 발행 왜 늘어나나
2012-08-23 08:00:00 2012-08-23 08:00:00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최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한 자금마련을 위해서다.
 
23일 한국거래소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8월들어 22일 현재까지 BW 발행을 결정한 기업은 10곳으로 발행 금액은 805억원에 달한다.
 
709억원에 머물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억원 가량이 늘어난 규모다.
 
<국내 코스닥 상장사 월별 BW 발행 추이>
<자료 = 한국거래소>
 
올해 BW 시장은 지난 1월 10개 기업이 645억원 규모의 발행에 나선 이후 2월 559억원(11개)에 이어 3월들어 1478억원(13개사)으로 급증한 이후 5월(1568억원)에 달했다.
 
이후 BW발행은 6월 들어 소규모 발행이 늘며 786억원으로 주춤했지만 7월 1020억원으로 뛰어오른 후 이날 현재 800억원을 넘고 있다.
 
이는 그동안 BW투자에 주력해온 저축은행업계가 구조조정에 나서며 자금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발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분리형 BW의 제한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시행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BW는 사채권과 신주인수권이 별도로 분리 표시돼 독자적 양도가 가능한 분리형 BW와, 병행 표시됨에 따라 개별 매매가 안되는 비분리형 BW로 구분된다.
 
발행후 회사채와 워런트를 발행하고 분리 양도할 수 있는 분리형 BW는 사채 인수권자에게 회사채만 매입할 수 있도록 해 매입비용을 줄일 수 있고, 발행기업은 BW 발행후 싼값에 워런트만을 매입해 대주주의 지분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구조조정이나 운영자금 우려가 나타날 때 자금조달과 지분확대를 통한 경영권 강화의 방법으로 이같은 분리형 BW의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하지만, 분리형 BW의 발행 제한이 가시화됨에 따라 개정전 막차를 타기 위한 기업들의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7월 통과가 예상됐지만 결국 무산됐던 개정안이 늦어도 하반기중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코스닥기업들의 개정전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발행된 BW를 통한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 우려가 있는 코스닥 기업의 경우 경영권 침해 우려가 부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 IB 담당자는 "분리형에 따른 워런트의 발행후 사모로 바이백 함에 따라 일부에서 지분 희석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분리형 BW 발행 제안에 따라 투자은행 업계로서는 발행사와 투자자간 거래가 줄어들게돼 결국 또 수익모델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곤혹스러워했다.
 
이어 "발행사 입장에서도 기존 전환사채(CB)와 BW의 차이가 없어 BW발행을 통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상법상 별도의 신종 자본증권 등 워런트를 활용할 수 있기에 또 다른 형태의 자금조달 방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분리형 사모 BW의 발행에 나선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희생하면서 무리한 자금 조달에 나설 수는 없다"며 "사전에 워런트에 대한 부분을 조율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장사 관계자도 "개정안 타당성은 일부 이해가 된다"면서도 "분리형 BW 발행 제한으로 회사의 경영 위험이 제기될 경우 결국 일반 주주들에게 환원될 수 있는 효과가 발행을 막을 만큼 높은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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