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한국의 바이오·제약회사가 글로벌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학박사는 미래의 제약·바이오산업 모델의 전략으로 다양한 네트워크 활용과 M&A, 특허취득 등의 전략을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가 마련한 '한국생명공학산업의 동향 및 전망' 컨퍼런스의 발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 박사는 현재 전 세계에서 제약·바이오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통해 국내 산업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후보물질' 발굴위한 '연구' 취약.. 네트워킹이 해답!
정흥채 박사는 "현재 세계 의약품시장은 2007년 대비 50% 증가해 오는 2020년이면 1조3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며 "첨단기술의 진보와 향후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 확대로 더욱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내 제약시장이 다국적 제약사의 글로벌 신약과 BRICs 등 개발도상국의 제네릭(복제약)에 의해 이중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럴수록 신약개발의 성공이 중요하고 이는 우수한 후보물질을 확보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신약개발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개발, 상용화의 세 단계 중 '연구'분야가 가장 취약하다"며 "반면 기업들은 제약기업에 대해서는 개발과 상용화 단계에만 너무 치우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국과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약타겟 및 후보물질 도출 기술 수준'은 2008년 64%에서 2013년 59.7%로 감소했다.
정 박사는 "최근 글로벌 신약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약개발 경험과 달성 가능한 목표로 부족한 영역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위해 우수한 물질 연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M&A·VC투자·특허 등 다양한 전략 활용해야"
정 박사는 향후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M&A·벤처캐피탈 투자·특허 등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투자 침체기에는 제약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대형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은 서로 비교우위 부문이 달라 제휴파트너로 적합하다"며 "중소규모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대형제약사(Big Pharma)와의 공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암젠(Amgen), 제넨텍(Genentech) 등 세계 상위 10대 바이오기업 중의 5개는 이미 글로벌 제약회사의 자회사다.
지난 2007년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이 바이오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99%, 유럽 기업의 87%가 2년 내에 M&A 또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비하면 국내 상황은 전략적 M&A는 시도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의 경우 700여개의 업체가 난립한 상황에서 현재 연 매출액 100억원 미만의 영세업체가 전체의 85%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 제네릭(복제약)과 개량신약에 의존해 신성장동력을 찾기보다 국내 산업에만 치중해왔다.
정 박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상위 제약사간의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핵심기술 확보 및 외형성장 전략으로 M&A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허의 획득도 중요한 사업전략으로 꼽혔다. 초기 신물질에 국한되던 특허가 다양한 경로로 확대됨에 따라, 핵심전략으로 부상했다는게 정 박사의 설명이다.
특히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틈새시장에 관한 특허는 경쟁자의 진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있다"며 "다만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영능력이 부족할 경우 오히려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자본유치가 사업성패의 핵심적인 요소인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지속적인 투자 유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편, 이 날 행사에는 지난 2006년 기술성평가로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로메드(084990)가 상장이후 진행하고 있는 연구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30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생명공학산업의 동향 및 전망’ 컨퍼런스에서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학박사가 발표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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