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앞둔 30년 노후아파트 가격상승은 `옛말`
재건축 기대심리 저하 등으로 7.29% 하락
2012-09-05 11:00:09 2012-09-05 11:01:25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재건축 시기가 다가온 노후 아파트의 가격이 통상 오른다는 공식은 옛말이 됐다.
 
주택시장 불경기로 재건축 기대심리가 자취를 감추고 소형면적 의무비율 등 제도가 다소 까다로워지면서 그냥 오래돼 낡은 천덕꾸러기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가 서울 아파트 121만9276가구를 대상으로 입주시기별 가격변화를 조사한 결과 입주 30년 이상된 아파트가 평균 7.29%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입주 21~30년 된 아파트가 5.42%, 11~20년 1.79%, 10년 이하 2.18% 각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기간 평균 하락률은 3.42%다.
 
 
부동산은 오래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기정사실이지만 아파트의 경우 그 반대였다. 재건축 기대감과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며 오히려 오래될수록 가격이 크게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에는 시장상황이 좋아지며 입주 21~30년된 아파트보다 입주 30년 이상된 아파트에서 가격 상승이 큰 기이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 이 기간 변동률은 각각 10.94%(입주 21~30년)와 13.24%(입주 30년 이상)였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때도 노후 아파트만은 하락폭이 두드러지게 작았다.
 
입주 21~30년된 아파트의 2010년과 2011년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각각 4.64%와 2.12% 하락했다. 반면 입주 30년 이상된 아파트는 3.31%(2010년), 1.21%(2011년) 하락하는데 그쳤다.
 
과거의 이런 추세로 보면 재건축 시기가 다가온 아파트 가격은 상승해야 맞지만 서울시 내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현재 서울에서 30년 이상 된 단지는 시가 정한 재건축 연한(1981년 12월31일 이전 준공된 건축물은 20년)이 이미 지난 곳들로 대부분 재건축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시의 소형평형 의무비율 확대 등으로 사업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거기에 주택시장 불황에 따른 재건축 시장위축이 겹치며 3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가 평균 하락률을 높이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서울에서 30년 이상 대표 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4단지), 서초구 반포동 한신(1,3차), 송파구 신천동 장미 등이다.
 
대치동 은마 112㎡(공급면적 기준)의 경우 올해 초 10억원을 호가했지만 현재 9억4000만원선으로 8개월 만에 8000만원이나 떨어졌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단지 26㎡도 올초 3억9000만원 선까지 갔지만 현재는 1억원 정도 하락하면서 2억9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을 정도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1차 92㎡나 송파구 신천동 장미 92㎡도 연초보다 8000만원 이상 떨어져 현재 각각 15억6000만원과 6억5000만원 정도의 호가를 기록하고 있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팀장은 "현재 최저점에서 보합세를 유지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당분간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대선이후 새로운 재건축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사업을 미루거나 불경기로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 여력을 잃은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 팀장은 또 "노후 아파트의 지속적인 하락은 전체 아파트 매매시장을 둔화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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