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SDI(006400)와 보쉬가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에서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것으로 결별이 마무리됐다.
삼성SDI는 독일 보쉬가 소유한 SB리모티브의 지분 절반을 전량 인수한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양사는 자동차용 2차전지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설립한지 4년만에 갈라서게 됐다.
삼성SDI는 보쉬 측에 5700만 달러를 지급해 SB리모티브의 지분을 전량 매입하고, 보쉬는 SB리모티브의 자회사인 독일법인(SBLD)과 미국 코바시스(Cobasys)의 지분 전체를 정리하기로로 했다.
양사는 기존에 수주한 건은 SB리모티브가 2차전지 셀을 맡고, 보쉬가 팩을 공급하기로 했다. 양사가 자동차 업체에서 공동으로 수주한 계약은 각 회사마다 다른데, 오는 2017년까지 공급받기로 한 자동차 업체도 있다고 삼성SDI 측은 설명했다.
삼성SDI는 SB리모티브를 100%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을 독자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미 확보된 자동차 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팩 기술을 확보하고, 기존 소형 2차전지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할 방침이다.
아울러 배터리 셀에서부터 팩까지의 형태로 계약을 원하는 자동차 업체를 상대로 수주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SDI는 합작 해소 배경에 대해 "전기차용 배터리 셀 개발과 제조기술 등 핵심 기술을 보호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보쉬와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전동공구사업 부문에서 상호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사의 근본적인 결별 원인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두고 양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보쉬의 자동차 부품기술을 공유하기를 원했고, 보쉬는 삼성의 셀 제조기술을 노리면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을 두고 양측의 갈등이 커지자 결국 결별을 선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사업 주도권을 두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 보다 결별을 택한 게 더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며 "갈등 요소가 제거된 만큼 삼성SDI의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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