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24일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 관련 동영상에 대해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지 하루 만에 공세 수위를 높이며 삼성전자를 몰아붙였다.
LG전자는 25일 삼성전자 의뢰로 LG전자의 냉장고 용량을 측정한 '인터텍'으로부터 "삼성전자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확인하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LG전자가 공개한 공문에 따르면 인터텍은 "고객(삼성전자)의 의뢰에 따라 일반적인 성능 시험을 수행했다"며 "해당 시험은 국내 에너지 효율 기준법에 준해 수행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이어 "조속한 시일내 기술표준원과의 협의를 통해 당사가 수행한 시험은 고객 내부 검토용 의뢰 시험으로 국내 에너지 효율법 사후 관리나 국내 에너지 효율법에 준한 시험이 아니었다는 점을 설명할 것"이라고 LG전자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
아울러 "당사와의 협의 및 승인 없이 당사명이 포함된 시험 결과 유출에 대한 고객사의 리포트 오용에 대해서는 귀사의 경쟁사(삼성전자)에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며 "재검증을 위해 기존에 진행된 시험 시료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LG전자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역시 삼성전자의 비방 동영상 광고가 최초 기사화된 뒤 삼성전자에 경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LG전자에 따르면 기술표준원은 9월 초 삼성전자 담당자와 면담을 통해 정부 표준 규격을 위배한 삼성전자의 동영상을 삭제할 것과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촉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연속 LG전자의 공세에 처한 삼성전자는 기술표준원 관계자와의 면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인터텍의 조사는 기술표준원의 KS규격에 준해 수행된 조사"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동영상은 고객에게 냉장고의 내용물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를 알기 쉽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기술표준원의 KS 규격을 문제시 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바이럴 마케팅 차원의 비교 동영상이라고 충분히 설명했고, 기술표준원 측은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동영상은 동영상일 뿐 실제 측정은 KS규격에 따라 조사했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동영상 부문은 법정에서 판단될 사안이라며 LG전자에 맞섰다.
양사가 삼성전자와 기술표준원 관계자가 만난 사실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기술표준원은 양측의 눈치만 살피며 진실 공방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측정법이 KS 기준에 따라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논란이 되는 동영상 삭제 권유는 별개라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조사 방식을 문제삼아 동영상을 삭제토록 하라는 게 아니었다"며 "양사의 관계를 고려해 권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측정 방식은 KS 규격과 다른 '엉뚱한 방법'이지만, 정부의 규격을 어긴 것이 아니어서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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