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해 전국 사업체 10곳 중 8곳은 종업원이 5명도 안되는 영세사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영세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고, 팍팍한 가계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자영업에 뛰어드는 여성 종사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1년 기준 전국사업체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사업체 수는 346만9000개로 전년보다 3.4%(11만4027개) 증가했다. 종사자 수는 1821만명으로 전년보다 3.2%(56만4166명) 늘었다.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01년과 비교하면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가 각각 13.9%, 29.1% 늘어난 것으로, 10년 동안 사업체 수 증가세는 지속됐다.
그 중 종사자 수가 1~4명인 사업체는 287만7291명으로 전년보다 2.6% 증가, 전체사업자의 82.9%나 차지했다. 전국 사업체 10곳 중 8곳이 영세사업체인 셈이다. 종사자 수는 520만6077명으로 사업체 수와 마찬가지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종사자 수가 5~99명인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사업체 수는 57만6391명으로 전년대비 7.7% 증가, 종사자 수는 834만2284명으로 전년보다 3.6% 늘었다.
박수윤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은퇴 후 베이비부머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소규모 영세사업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비임금 근로자 중 자영업자는 전년동기대비 12만3000명이나 증가했다. 자영업자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7월 20만명에 육박했다가 지난달에는 올 3월 수준(12만5000명)으로 축소됐지만 1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 자영업자는 지난 2007년 186만명 수준에서 2011년 206만명까지 늘었다"며 "자영업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영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건전한 자영업자만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고, 창업이 아닌 재취업을 유도해 비자발적 창업을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체 대표자는 여성 사장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청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여성 대표자 비중은 숙박 및 음식점(-0.5%포인트)을 제외한 전산업에서 증가추세며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여성 사장의 비중은 지난 2007년 66.6%, 2008년 66.2%, 2009년 65.8%, 2010년 65.1%, 2011년 64.6%로 꾸준히 감소했다.
박수윤 과장은 "숙박과 음식점업에서 여성 대표자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은퇴한 남성 베이비부머들이 숙박과 음식점업에 많이 뛰어들다보니 여성 사장 비중이 감소한 것" 으로 분석했다.
여성 대표자의 비중이 큰 업종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 64.6%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주로 기관 구내식당·찻집·분식 및 김밥전문점 등에서 많이 종사했다. 이어 교육서비스업(53.7%),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43.0%)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종사자수를 살펴보면 여성 종사자는 755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고, 남성 종사자는 1065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남성 종사자 비중은 전년보다 0.4%포인트 감소한 반면, 여성 종사자는 0.4%포인트 높아져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윤 과장은 "전업주부와 50대 후반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하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다보니 팍팍한 가계살림에 도움이 되고자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여성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소규모 영세사업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남 순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50·여)는 "1년 전 가계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고깃집 운영을 시작했다"며 "결혼 후 출산과 양육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는데 50대에 다시 직장을 얻기는 어려우니 장사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말 기준 종사상 지위별 종사자 수는 임시 및 일용 근로자가 전년대비 10.2%, 기타(무급)종사자가 0.7% 각각 감소한 반면, 상용종사자 7.2%, 자영업자 및 무급가족종사자 1.5%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과장은 "상용종사자가 증가한 것은 주로 제조업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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