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기관투자자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외국인에 비해 크게 적어 국내 시장이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기관투자자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141조4879억원으로 전체의 13.62%를 차지했다.
국내 기관의 주식투자 비중은 2007년 21.18%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09년 12.52%, 2010년 14.01% 등 최근 몇년간 15% 미만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반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341조9432억원으로 시총 비중이 32.91%에 달했다. 2007년 32.37%를 차지했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비중은 현재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과 기관의 시총비중이 3배 정도 차이가 나는 상황이어서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의 투자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기관의 주식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연기금과 은행, 보험 등 주요 투자자의 보수적인 투자성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관투자자 중에서 비중이 큰 보험의 경우 위험관리 차원에서 채권투자 비중이 큰데다, 은행권도 자산규모가 큰 퇴직연금을 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은행이 26조6845억원으로 49.4%를 차지했다. 이어 생명보험 13조2028억원(24.5%), 증권 9조9481억원(18.4%), 손해보험 4조843억원(7.6%) 등의 순이다.
한편 자산규모 35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이 향후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게 되면 증시에서 기관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연금은 오는 2016년 말 기준으로 주식은 30% 이상, 대체투자는 10%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채권투자는 60% 미만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연금시장이 아직 시작단계여서 보수적인 투자를 해왔지만 고령화 추세에서 연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주식투자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54조원대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도 향후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질 전망인 가운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주식투자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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