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법무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故 김지태 전 부일장학회 회장의 이력과 함께 유족들의 문자메시지를 두고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다.
22일 정부 과천 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의원들이 정수장학회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들자 김 전 회장의 이력을 꺼냈다.
그는 “SNS상으로 보면 ‘김 회장이 일제치하에서 동양척식회사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그때 얻은 토지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이렇게 논란이 많은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장관에게 계속 질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잠시 후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유족들로부터 김 의원 발언과 관련해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공개하겠다”고 말하자 국감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김 의원은 박 위원장의 발언을 제지하면서 “그렇게 하시면 안된다. 외부에서 온 문자를 법사위원장이 국감현장에서 공개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는 취지로 긴급히 진화에 나섰다.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도 “그것을 왜 법사위원장이 발표하느냐, 중립성에 맞지 않는다”며 김 의원을 거들었다.
박 위원장도 만만치 않았다. 박 위원장은 “발언권을 얻어서 얘기해 달라. 국민으로부터 들어온 청원을 무시할 수 없지 않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대결 구도로 장내가 소란해지자 “국민은 국정감사에 대해 청원과 항의를 할 수 있고, 그것을 받은 대로 위원회에 전하는 것이 법사위원장의 임무”라며 “법사위원장이 밝히는 것이 절절치 않다면 다른 위원에게 메시지를 보내라고 얘기하겠다”며 장내 분위기를 추스렸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발언을 계속 하면서 “정수장학회 사건은 항소심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건에 대한 결론을 소송을 수행하는 장관에게 주입식으로 거듭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김 회장 유족들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나오고 있고 그런 상태에서 유족이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서 밝힐 필요는 없다. 정수장학회에서 해명 문자가 오면 밝힐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당연하다. 메시지를 보내면 똑같이 전달해야 한다. 어서 보내라고 하시라”고 말하자 김 의원은 “내가 특정사안에 대해 의견을 보내라 마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당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참여정부 민정수석을 맡고 있던 2003년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청탁성 전화를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으며, 야당은 정수장학회 사건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법원도 강압적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국감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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