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주요 상권을 선점하기 위한 백화점의 출점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점포를 오픈하고 영업면적을 확대하기 위한 리뉴얼 공사 등을 진행하면서 전체 매출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떨어지고 있는 것. '덩치 키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내실이 없다는 지적이다.
3분기의 경우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인 추석이 포함돼 있어 각종 선물세트 매출이 힘을 보태지만 기존 점포의 매출 성장률이 정체된 데다 신규점포 오픈으로 비용 지출이 많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쇼핑(023530)의 3분기 매출은 6조6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2% 가량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39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일 소공동 본점의 '영플라자'를 개장 9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젊은 층 유입을 위해 신규 브랜드를 늘리고 최근 트렌드에 맞춰 편집매장도 강화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경기 안양시에 영업 면적 4만4600㎡(1만3500평) 규모의 평촌점을 오픈했다.
지난 8월24일 문을 연 현대백화점 전경.
현대백화점(069960)은 지난 3분기 364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815억원)은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신규출점과 기존 점포의 리뉴얼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충북 청주시에 2300억원을 들여 충청점을 오픈했으며, 현재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이 면적 확장을 위해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어 김포아울렛(2014년), 판교점(2015년), 안산점, 아산점(2016년), 인천 송도(미정)에 신규출점이 예정돼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예상 매출액 5557억원에 영업이익은 37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5.2%, 영업이익은 4.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 말 매장 면적 4만9861㎡(1만5083평)으로 지상 10층 규모의 의정부점을 새롭게 개장했고, 지난달 말에는 강남점 리뉴얼을 통해 명품과 화장품 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불황과 정부 규제로 수익성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상반기쯤 신규출점 점포가 자리를 잡고 리뉴얼 작업이 완료되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업계의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장기불황을 대비해 내실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 증권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질수록 백화점 보다는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백화점 판매수수료 인하 등 정부 규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백화점 매출에서 큰 비중을 담당하는 명품 소비가 온라인 등 새로운 유통채널로 옮겨가고 있고 서울과 수도권에 대형 쇼핑몰이 대거 등장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내실을 키워 불황에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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