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가 손을 잡았다.
25일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은 합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범여권은 사실상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했다. 지난 90년 3당 합당 이후 20년만이다.
야권 단일화가 절차·명분 등으로 놓고 지지부진한 가운데 속전속결로 여권 단일화가 형성된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전한 가치관과 정체성을 공유해온 우리 두 당이 하나가 돼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고
국민 여망을 받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인제 대표는 "이제 두 당은 하나다"라며 "용광로의 쇠처럼 뜨겁게 결합해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자. 선진당 대표와 국회의원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야권 단일화는)우리의 통합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충청의 민심과 당심이 강력히 통합을 요구한 자연스러운 통합이 (우리의 합당이고), 야권의 단일화라고 하는 것은 정권을 잡기 위한 편법적이고 다분히 전술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과 이인제 선진당 대표의 '건전한 우파정권 창출'이라는 대의명분이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수층 결속력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충청권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선진당과의 합당은 충청권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있어서도 일정부분 역할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역대 선거의 '캐스팅 보트'를 충청권이 쥐어 왔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13대 대선 이후 충청권에서 이긴 후보는 항상 청와대의 주인이 돼 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선진당 분열 부담 안고가야
다만, 부담도 적지 않다. 선진당이 분열돼있는 점이 박 후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진통일당 정상화를 위한 전국 당원협의회'는 이날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 취소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5.29 전당대회의 선거인 명부 조작, 입당 원서 위조, 유령당원 동원 등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합당 논의를 하더라도 수사결과를 확인한 뒤 하는 것이 선진당 당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선진당에 대한 대표성이 없는 이 대표와 합당을 강행하면 박 후보에 대한 낙선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2일 이 대표 등 선진당 최고위원들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이회창 전 대표가 이 대표와 갈등을 겪다가 자유선진당을 탈당했기 때문이다.
류근찬 의원도 이번 합당에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권선택 의원도 결정을 유보했다.
아울러 이번 합당이 지역감정을 기반으로 하고 했다는 점에서 젊은층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여·야를 넘나들며 10회 이상 당적을 옮긴 이 대표의 철새(?) 이미지도 박 후보가 안고 가야 할 짐이다.
◇文-安 야권 단일화 논의, 아직도..
야권의 경우 아직 오리무중이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 정책의 간극이 점차 좁혀지는 양상을 띄는데 반해 단일화의 경우 서로의 입장 차이가 확인되면서 그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야권 대선 후보들에 대한 단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재야 원로인사 등은 "후보들만의 결합이 아닌, 세력의 통합과 지지기반의 융합이 필요하다"며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를 촉구했다.
소설가 황석영, 화가 임옥상, 영화감독 정지영, 명진 스님, 조국 교수 등 문화예술계, 종교계 인사 102명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이어 야권 원로 모임인 '희망2013 승리 2012 원탁회의'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원탁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13년 이후의 새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의 대선 승리가 절대 필요하다"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될 때는 두 후보가 힘을 합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이 실망과 걱정이 아닌 희망과 설레임으로 투표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정권교체는 어려운 일이다. 정치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도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 주시면 반드시 선거 승리로 보답하겠다. 우리 사회 원로들의 기대와 걱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또 저희도 깊이 새겨듣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 관련해서는 단일화 해야 한다는 게 캠프 내 기조고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어떤 방식으로, 어느 시점에 하느냐가 문제다"고 밝힌 바 있다.
단일화 가능성 자체는 커 보이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질지는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최근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 등 진보세력도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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