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현대증권(003450)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대형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에 각 증권사들이 제출한 1분기(4~6월) 분기보고서를 기초로 2012년 회계연도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추정해본 결과 현대증권의 ROE는 0.64%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4.43%로 가장 높아 증자 이전(4.48%)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한국투자증권(2.35%), 대우증권(2.20%), 우리투자증권(1.42%) 등의 순이었다.
◇현대증권 자본금 은행에 맡긴다면 '이익의 5배'
현대증권 ROE가 0.64%에 그쳤다는 것은 1년 간 이 회사가 가진 자본금을 영업활동에 쓰는 대신 그대로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둔다면 약 5배에 가까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회계연도 1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현대증권의 자본금은 2조9856억3334만원이다.
현재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3.18%)를 감안해도 이자로 949억4314만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
자기자본이익률을 감안해 현대증권이 이 자본금을 가지고 영업활동을 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 191억8053만원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2년 만에 대표이사 선임만 4차례
일각에선 현대증권이 이처럼 유달리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까닭을 '내부'에서 찾고 있다.
경영자가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이익을 얼마나 올리고 있는지 나타내는 것이 ROE인데,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2년간에 최고경영자(CEO)가 네 차례나 선임됐다는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대증권은 이달 9일 윤경은 부사장을 김신 사장에 이어 신임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내달 22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윤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최경수-이승국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2월 최경수 사장이 사임하면서 이승국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 대표도 4월 동양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6월 이후 2명의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2명의 신임 대표이사가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에 비해 비슷한 시기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증권사들의 경영진은 모두 제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거나 연임을 하고 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6월5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2기 경영체제'의 닻을 올렸고,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2월 3년의 임기를 마친 박준현 사장과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을 맞트레이드한 이후 순항 중이며, 대우증권 역시 김기범 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영입해 자리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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