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가 나란히 장중 한 때 급락했다. 자동차 연비 과장과 관련해 미국에서 대규모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집단 소송에 대한 우려로 장 초반 5% 가까이 떨어졌다가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반등했다.
이날 현대차는 0.47% 오른 21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아차는 1.57% 떨어진 5만6600원을 나타냈다.
미국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 문제로 7억7500만달러(약 8435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부품주 주가도 함께 타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 차주와 시민단체인 컨슈머워치독은 지난 7월 현대차 미국법인이 연비를 과장광고했다며 캘리포니아주 중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대·기아차가 문제 차량을 모두 폐차할 때까지 법적 비용을 제외하고도 연간 1억 달러를 보상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2일 현대·기아차 모델 13종에 연비가 과장된 스티커가 붙어있다고 발표했다.
국내 일부 시민단체도 연비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 YMCA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현대·기아차 전 차종 연비 표기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파문이 국내로 확산되자 현대·기아차는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연비 측정의 경우 국가 공인기관의 검증을 거쳐 수시로 정확성을 확인하고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의혹을 해소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연비조사의 전 과정과 각종 자료를 시민사회단체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과 함께 에너지관리공단 등 국가기관의 주도 아래 연비를 재검증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증권사의 자동차 담당 연구원은 “새롭게 대두된 사안이 아닌 것에 대해 과민반응하는 모양새”라면서도 “투자 접근에 있어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 달 초 발표되는 11월 미국 판매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대투증권 송선재 연구원은 “기존 예상보다 손해배상 규모가 커질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다른 차주들의 추가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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