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 마케팅 후유증?생보 내년 영업 `걱정이 태산`
"즉시연금 대체상품 없다"..경영환경 최악 설상가상
내년 판매 목표 줄줄이 하향
2012-11-16 06:00:00 2012-11-16 06:00:00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내년엔 뭘 팔지?`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 종료 내용을 담은 내년 세제개편안 발표이후 절판마케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금융기관들 걱정이 태산이다.
 
즉시연금에 대한 세금 혜택이 폐지되는 내년이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상품이 마땅치 않아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사업계획 준비에 들어간 생명보험사들은 즉시연금 대체상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즉시연금이 개인연금 대표상품으로 등극하며 기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이러한 유입 요인이 사라질 경우 상품에 대한 수요가 대폭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예치하고 거치기간 없이 곧바로 원금과 이자를 쪼개 연금 수령이 가능한 상품이다. 개인연금 등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예비 은퇴자들이 매월 안정적인 현금을 월급처럼 조달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즉시연금의 최대 강점은 비과세라는데 있다. 10년 이상 가입하면 장기저축성보험으로 분류돼 이자 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고객들도 종신형의 경우 이자소득세(15.4%), 상속형의 경우 연금 소득세(5.5%)를 내야 한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가 이런 내용을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후 금융기관들의 절판마케팅과 비과세 혜택 축소를 우려한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즉시연금은 불티나듯 팔렸다.
 
삼성, 한화, 교보등 생명보험 상위 3사 즉시연금 가입금액은 지난 7월까지 월평균 1885억원 수준에서 8월에는 6배 이상 껑충뛰며 1조원대로 급증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가뜩이나 혹독한 경영환경에 처한 생보사들은 즉시연금을 대체할 만한 상품이 없어 내년 개인연금 판매 목표치를 올해 대비 30~40% 내려잡는 등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잡는 한편,  경영쇄신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비과세 혜택 축소 뿐 아니라 과당경쟁에 따른 마진,저금리에 따른 운용수익 감소, 준법감시 및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 규제 강화, 설계사 수당체계 변경 등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즉시연금 비과세 폐지 방침이 부당하다며 금액별 차등 폐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다른 상품과의 과세형평성 등을 들며 폐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이 현안대로 완전 폐지되거나 차등폐지될 경우 모두를 고려해도 즉시연금의 인기는 이미 끝물"이라면서 "생보사 입장에서 즉시연금처럼 연금과 세제혜택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대체 상품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저금리도 부담이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보험사들이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돌려줘야 하는 역마진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등은 방카슈랑스를 통한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어떤 상품에 주력해야 할 지 어떤 형태의 새로운 상품이 이 즉시연금을 대체할 수 있을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보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말이라 내년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내년 개인연금상품 수익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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