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6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며 엔화 값이 심상치 않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이번 주 들어서만 2% 넘게 오르며 4개월만에 처음으로 81엔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들은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통화완화책에도 엔화 약세 기조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주 엔화가치 뚝..BOJ 양적완화 기대
이번주 들어 엔화가치는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달러대비 엔화환율은 이번주 내내 상승하며 전날에는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81엔을 넘어섰다.
이처럼 엔화가치의 고공행진이 멈추게 된 것은 BOJ가 향후 더 큰 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야당인 자민당의 집권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전날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정권을 잡으면 BOJ와 정책협조를 통해 대담한 금융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무제한 금융완화 방침을 시사했다.
일본의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엔화 약세에 일조했다. 지난 3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3.5%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고, 4분기에도 플러스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출과 소비, 기업투자 등도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9월까지 일본의 무역수지는 3개월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상반기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일본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올해 2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의 3배 수준이다.
타카시마 오사무 시티그룹 외환전략가는 "무역적자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일본인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기본적으로 엔화의 수급구조가 엔화에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폴 램버트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 외환담당 헤드는 "오랜만에 엔화의 평가절상 추세가 역전되는 절호의 기회를 만났다"면서도 "달러강세도 이어질 것이지만 확신할 순 없다"고 언급했다.
◇"안전자산 '엔화' 약세 이어지지 않을 것"
WSJ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 대표되는 엔화의 위상으로 약세 기조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지난해 말 기준 대외순자산은 253조100억엔(3조1700억달러)으로 세계 최대의 채권국 중 한 곳이다. 미국의 외환보유고에서도 엔화는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안전자산으로서 위상은 계속 될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자들도 불안한 시장상황속에서 여전히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토마스 크레신 핌코 외환 투자전략가는 "엔화는 일본이 보유한 막대한 양의 해외자산 덕분에 안전자산이라는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대비 엔화 약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9월 3차 양적완화와 함께 2015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재정절벽이라는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최근 자금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쏠리며 금리의 추가하락 압력을 넣고 있다.
키란 코우시크 BNP파리바 외환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일본 자민당의 정치적인 발언들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몇주간 엔화 약세에 더 베팅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엔화가치를 하락으로 이끌만한 다른 요소들은 제한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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