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저축은행들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자 저축은행중앙회가 선봉에 나섰다.
중앙회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어 험로를 개척할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가 하면, 전국 저축은행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저축은행 자체에서도 햇살론 영업확대 등 자구책 마련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때 늦은 움직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예전과 다른 중앙회의 행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중앙회가 이달초부터 지방저축은행을 돌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현황을 점검하고 영업환경 개선에 대한 의견 청취에 나섰다.
중앙회는 또 15일부터 16일까지 최고경영자 CEO세미나를 개최해 저축은행의 발전과 신뢰회복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이 어떻고 영업환경 개선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파악하는 차원으로 현장점검과 CEO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현재 영업규제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산이 줄어들수록 수익확보를 통해 건전성을 개선해야 하지만 할 수 있는 영업이 많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경우 저축은행의 부실은 더욱 심화·확산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 3분기에 저축은행 10곳 중 8곳이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분기 실적을 공시하는 19개 저축은행 가운데 15개 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6월 결산법인 1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규제 등의 영향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가 않다”며 “대부분 은행들이 하고 있는 영역이어서 은행과 경쟁하기도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도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95%를 보증해주는 햇살론 등의 영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는 높은 건전성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먹거리가 없는 저축은행들은 영업을 할 수 없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건전성 비중이 높은 보증상품 중심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일정부문 먹거리 완화를 위해 머니마켓펀드(MMF)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저축은행업계도 영업규제완화 방안을 취합해 금융당국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검사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영업규제 완화는 쉽지 않겠지만 최소한 생존을 위한 방안을 건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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