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세계 최대 가전 쇼인 미국의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역대 최다 규모의 국내 취재진이 몰렸다.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IT 강국 한국의 위상이 커지면서 국내외 취재진의 관심이 우리나라 전자업계에 몰린 탓이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 도착한 국내 취재진은 62명이었다. 현지에서 합류하는 특파원을 포함하면 방송만 11곳, 신문과 통신, 온라인을 더하면 40곳에 달했다. 이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그외 전미가전협회(CEA)와 소니 등으로부터 초청 받은 기자들을 포함할 경우 국내 취재진만 8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히 국내 취재진이 이곳 라스베이거스 현지를 에워싼 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로 행사장을 꾸리고 손님맞이 채비를 끝냈다. 초고화질의 110형 UHD TV를 선두로 스마트에 걸맞은 볼거리로 충만한 전시장을 꾸몄다는 평가다. 또 업계에서 이단아로 불리면서까지 완성도 높은 에볼루션 키트를 선보이며 스마트 TV의 진화를 선도, 소비자 눈높이에 주력하고 있다.
라이벌 LG전자의 움직임 또한 만만치 않다. UD TV에 이어 꿈의 TV로 불리는 OLED TV까지 최근 출시에 성공하면서 절대강자 삼성전자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찼다. 스마트폰에서 상처 입은 자존심을 TV 등 가전에서 복원하겠다는 각오다. 북미 시장을 좌우하는 새해 첫 대전(大戰)인 만큼 행사 준비에 사활을 걸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국내 중견 종합가전업체인 모뉴엘이 따로 대형 독립부스를 마련한 것을 비롯해 37개사의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한국관에서도 수준 높은 기술력을 선보이게 된다. KORTA는 이를 위해 40개 부스로 구성된 한국관을 마련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기술력을 꺼내들면서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독주를 차단할 해외의 역공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90년대를 주름 잡았던 일본의 가전 명가들이 부활의 찬가를 부를 조짐인데다 중국의 추격도 그 속도가 무섭다. 안방에서 열리는 전시회인 만큼 미국 업체들의 텃세도 만만치 않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등 미국 IT의 자존심이 이번 CES에 불참을 선언해 순수 가전 이상의 의미는 더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미 IT 전문매체 씨넷은 이날 ‘모바일 대기업들의 CES 부재 눈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상당수의 모바일 대기업이 CES에 아예 불참거나 참가하더라도 제한적이어서 이른바 ‘2군 기업’(the second-tier players)들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변모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업체들의 선전이 부담스러워 자체 행사를 선호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기 때문이란 반론에 직면했을 뿐이다.
미국 모바일의 의도된 외면 속에 글로벌 가전업체들과 국내외 취재진이 속속 기회의 땅 라스베이거스를 밟으면서 이곳 현지의 분위기는 그들의 부재와 상관없이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세계 최대의 IT·가전 쇼는 이미 그 열기를 사막 한가운데 내뿜고 있다.
◇'CES 2013'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다. 올 전시회에는 역대 최다 규모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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