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LG디스플레이가 내달 이사회 승인을 거쳐 OLED 신규 8세대 생산라인 'M2'에 대한 투자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오는 2015년 OLED TV 판매가 300만대에 이르는 등 OLED 패널 시장이 본격화 할 것에 대비한 선행적 투자 차원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3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OLED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가운데)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OLED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지를 드러냈다.
'꿈의 TV'로 불리는 OLED TV를 현 단계(출시)로 끌어올린 핵심 부품 계열사 수장의 자신감이자 그룹에 대한 기대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평소 언론과 잘 마주하지 않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의 발언이기에 무게감은 남달랐다.
앞서 LG그룹은 지난 6일 시설 부문 14조원, 연구개발 6조원 등 총 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시설 투자는 지난해보다 18.6%, 연구개발 투자는 20% 각각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투자 규모였다. 그룹사들이 긴축경영을 선언하며 대내외 경기 침체를 대비하는 것과는 분명 엇갈린 행보였다.
그 중심에는 LG디스플레이가 있었다. 한 사장은 먼저 내년 OLED 생산라인 확충과 관련 추가 투자 계획 여부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2월경에는 결정을 짓겠다”며 “시장을 확실히 선도하기 위해 차세대 생산라인 투자에 대한 세부사항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OLED 패널 수율을 말하기는 좀 어렵다”면서도 “수율이 낮더라도 향후 시장성과 수익성, 경쟁력 확보 등을 고려해 제품 신뢰성과 양산 확대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60만~70만대 수준, 2015년에는 시장 비중이 1~2% 정도인 300만대 정도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브라운관에서 PDP로, LCD에서 LED로 빠르게 패널 시장이 전환했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가격 경쟁력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다. 그는 “PDP 40인치 처음 나왔을 때 가격이 1000만원대였다”며 “OLED 가격이 현재 1100만원대라고 해서 비싸다 싸다 할 수 있나. 세트 업체가 시장 반응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전략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또 초고해상도를 자랑하는 UHD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그는 “이제 디스플레이는 용도와 화면, 크기에 상관없이 초고해상도가 화두”라며 올해 UHD 시장을 “50만대 정도”로 추정했다. 그는 이어 “UHD가 풀HD를 대체하는 것은 (아직) 아니지만 생각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이제 시작”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한 사장은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 내놓은 110인치 초대형 UHD TV에 대해 “시장이 대형화로 가는 추세”라면서도 “패널은 중국업체(BOE)가 제공한 패널로 알고 있다. 우리가 110인치를 안 내놓은 게 아니다. 대형화는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기술 유출을 놓고 법정 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양사의 대타협 필요성을 촉구하는 질문에는 “경쟁사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여기까지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해 사실상 타협 가능성은 없음을 시사했다.
한 사장은 또 애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애플의 의존도가 높다고 하지만 다른 부분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결국은 애플이 아니라 차별화”라며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품을 준비해서 시장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진폭을 줄이는 게 사명”이라고 말한 부분에서는 고민의 흔적도 엿보였다.
한편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 때 대표이사로 승진한 한 사장은 “지난해 흑자전환을 했다고 하지만 (진정한) 성과는 로드맵이었다”며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서 2013년, 2014년, 2015년 매해를 기술과 인프라에 중점 두고 준비를 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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