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위안화의 국제 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위안화를 이용한 국제결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권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한국은행이 중국인민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그 자금을 한국 수출기업들의 무역결제지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중은행들은 관련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과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국제 교역·투자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8개국과 1조 6662억위안의 통화스왑을 맺었다. 또 최근에는 홍콩에 이어 대만까지 위안화의 사용 범위를 확대해 위안화 경제권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위안화의 국제거래는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제 교역·투자 등 국경 간 거래 결제수단으로 사용된 위안화 규모는 2조9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나 증가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가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경제활동을 추적해 산출하는 위안화 글로벌지수(RGI)도 매월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RGI는 737을 기록해 전달 대비 6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한정숙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무역결제 허용기준을 완화하고 외국인 적격기관투자가(QFⅡ) 허용규모 확대, FDI 허용 등을 통해 위안화 사용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현재 전세계 시장에서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1%를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중국이 국제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며 위안화 국제거래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중국 인민은행과 협의를 거쳐 통화스왑자금을 국내 기업의 위안화 무역결제와 중국 기업의 원화 무역결제에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통화스왑 무역결제는 양국 중앙은행이 상대 은행에 통화스왑 한도 내에서 자국 통화를 입금하고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서 이를 대출받아 무역 대금 결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수입업체가 외화대출 약정을 체결한 시중은행에 요청을 하면 은행은 스왑자금을 한은에서 저리로 차입해 기업에 대출해준다.
한은과 약정을 맺은 12개 시중·특수은행과 외은지점들은 위안화 대출 서비스 출시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7일 외환은행은 'BOK위안화대출'을 출시하고 약정 체결 은행 최초로 한은에서 6200만위안을 대출했으며 우리은행도 40만위안을 대출했다.
씨티은행은 수요가 있을 경우 즉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으며 국민은행도 상품 출시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신한은행도 2월 중 관련 대출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SC은행도 이전부터 홍콩시장을 통해 제공하던 위안화 자금과 함께 한은 위안화 대출을 활용해 위안화 무역 거래 증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SC은행 관계자는 “한은과 위안화 통화스왑자금 외화대출 기본 약정을 체결하면서 중소기업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위안화 무역금융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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