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기초연금 등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박 당선자가 내놓은 재원 마련 계획으로는 공약을 일부 축소해도 완전한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자는 올해부터 모든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월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주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인수위는 재원 부족을 이유로 기초연금 공약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기초노령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오는 4월부터 매월 9만7100원씩 지급된다. 기초연금은 지급액이 2배 이상 늘어나고 지급 대상은 늘어난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7~8조원 정도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은 "올해 기초노령연금 예산은 4조3000억원 규모지만, 기초연금의 소요예산은 내년 13조2000억원, 2017년 17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기존 기초연금 공약에만 필요한 돈이 박 당선자의 복지 공약에 배정한 추가 재원 연 5조6600억원('편안한 삶' 5년간 28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자료 : 새누리당)
인수위는 재원 규모를 줄인 새로운 기초연금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받지 않는 소득 하위 70%의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만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을 받는 경우 이보다 적은 12~15만원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형평성을 위해 상위 30% 노인들도 기초연금 일부는 받게 된다.
그러나 6일 뉴스토마토가 분석한 결과 박 당선자의 재원 계획에 의하면 기초연금 변경 안도 실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소득하위 70%의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데만 약 4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이 그룹에 속하는 노인 숫자는 약 300만명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그 중 부부 2인 수급 가정은 약 37%인 111만명으로 추정된다. 2인 수급가정의 기초노령연금은 올해 4월부터 15만7200원, 1인당 약 7만7000원으로 단독가구(1인 9만7100원) 보다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자료 : 뉴스토마토, 보건복지부)
수정된 기초연금 방안의 재원은 4조원을 넘는 것이 확실시된다. 인수위가 연금의 형평성을 고려해 국민연금에 가입한 소득하위 70%의 노인과 소득상위 30%의 노인에 대해서도 기초연금 일부를 지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지급된 기초연금 규모에 따라 필요한 추가 재원은 5조6600억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또 기초연금 뿐 아니라 의료비 등 다른 복지공약에도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박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의료비 공약인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비용을 매년 1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기초연금 공약과 더하면 5조6600억원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자료 : 새누리당)
심지어 새누리당이 밝힌 1조5000억원은 과소 추계라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4대 중증질환과 관련된 비급여진료비를 정확하게 계산한 것이 아니라, 전체 질병의 평균 비급여진료비 비율에서 역산했기 때문에 신뢰성이 낮다.
인수위는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도 건강보험료를 차등 지불하는 방식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박 당선자의 공약 중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료 적용 공약에도 큰 추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사회를위한 치과의사회'는 65세 이상 노인의 상실 어금니에 본인부담 50%의 건강 보험을 적용할 경우 약 8조5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당선자가 내놓은 복지 공약 재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 당선자의 재원 계획으로 공약이 불가능해지면서, 박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국채 발행, 혹은 증세 등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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